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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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_조한욱 / 교유서가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역사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때로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도저히 바뀌지 않을 듯한 거대한 물줄기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 사람들의 행적을 이어가다 보면 곧 역사가 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해진다. 반대로 악한 영향력도 부지기수다.

 

문화사학자인 이 책의 저자 조한욱 교수가 모 매체에 연재했던 칼럼을 책으로 엮었다. 2쪽 자리 분량의 글들이 이어진다. 책 제목에 세계사가 들었다고 해서 결코 무겁지 않다. 복잡하지도 않다. 그저 가볍게 읽을 만한 글들이다. 그 인물들의 이야기(진주)가 이어져서 역사(진주 목걸이)가 된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인물들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생전 인류를 위해 좋은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서양에서 인문정신을 가리키는 말들의 어원은 라틴어 후마니타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가 만든 말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필란트로피아지식또는 교육이라는 의미를 갖는 파이데이아에 기원을 둔다. 이곳에서 인문정신이 자양분을 얻었다. “키케로에게 인문정신이란 공적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점잖고 충실한 사적 삶을 영위하는 덕성이었다. 그를 위해서는 고전 지식을 갖춰 젊어서나 늙어서나, 순풍을 맞든 역경에 처하든 품위를 지켜야했다. 그것은 고결한 삶이다. 고결하게, 즉 정신적으로 우월하게 산다는 것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을 때 가능했다.”

 

공적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점잖고 충실한 사적 삶을 영위하는 덕성이라는 표현을 주목한다. 최근 일간지 사회면은 코로나 이야기와 가짜 오징어잡이 사기꾼이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진다.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러시아 속담이다.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 중 한편을 고르라면, 니컬러스 윈턴의 이야기를 들고 싶다. ‘영국의 쉰들러라고 한다. 1909년 영국에서 유대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윈턴은 금융인이자 펜싱선수이기도 했다. 1938년 크리스마스 무렵 그는 프라하에 있었다. 체코에서 영국으로 피난하려는 유대인을 돕던 친구의 부탁으로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수정의 밤사건 이후 유럽 내에서 유대인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때이다. 급박한 상황에 영국 의회는 17세 미만 유대인 아이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주변국들은 모두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그는 체코의 유대인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자임했다. 주변국들의 협조가 전무한 상황에서 힘겹게 그 아이들을 영국으로 보냈다. 그렇게 구한 아이가 699명이었다. 그러나 윈턴은 많이 아쉬웠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나선다면 수천 명을 더 구할 수 있었는데 단지 스웨덴만 그중 일부가 그곳을 경유하는데 협조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윈턴은 50년 동안 그 일을 가슴에 묻어두었다. 그의 아내가 다락방에서 우연히 이 구출 작전과 관련된 상세한 스크랩북을 발견했다. 1988년 영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이 윈턴과 인터뷰를 했다. 방송에서 스크랩북과 함께 그의 선행이 소개되었다. 사회자가 물었다. “이분이 생명의 은인인 분들이 계시나요?” 20여 명이 일어나 그에게 박수를 쳤다. 이들이 윈턴의 아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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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ang1001 2021-07-14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사에 관한 책이라고 하니까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21-07-14 13:56   좋아요 0 | URL
예...‘인물 세계사‘네요..함축된 글들 중에 건질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