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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시간 - 주철현 교수가 들려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것
주철현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1년 3월
평점 :
【 바이러스의 시간 】- 주철현 교수가 들려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것
_주철현 / 뿌리와이파리
2019년 겨울. 중국 중부의 중심도시 우한에서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심각한 감기 증상으로 방문하는 환자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겨울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일부 의사들은 환자들의 증상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감기치고는 증상이 너무 심하고 오래갔기 때문이다. 폐렴으로 급격하게 진행이 되면서 심각한 호흡곤란에 빠지는 환자가 너무 많았다. 원인 불명의 괴질에 대한 소문은 병원 울타리를 넘어 사람들 사이고 퍼져나갔다. 불길한 징조를 느낀 사람들은 경고를 했다. 그러나 한줌도 안 되는 그들의 목소리는 양치기의 경고처럼 허공에 울리고 흩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팬데믹 상황이 되고,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COVID-19가 된다, 2019년의 19가 붙은 것이다.
미생물학자인 이 책의 저자 주철현 교수는 30여 년 동안 바이러스와 면역을 연구하면서 얻은 지식을 이 책에 담았다. 팬데믹을 시작으로 바이러스, 면역, 방역 그리고 감염사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리했다.
‘팬데믹’에선 2000년 이후 반복해서 일어나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이 현재 팬데믹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고 있다. ‘바이러스’에선 팬데믹의 범인인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가 다른 바이러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살핀다. 바이러스와 면역의 메커니즘도 유용한 자료이다. 집단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방역’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 현재 미래’ 챕터에선 바이러스와 인류의 오랜 역사, 세계화의 시대가 펜데믹의 시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지구 생태계 속 인류의 모습은 마치 바이러스와 숙주와도 같다. 인류는 생태계를 떠나 건강한 일상을 이뤄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달하고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지구의 생태계는 유한하기 때문에 한 종이 자원을 독식하면 다른 종들이 멸종 위기에 몰리게 된다. 저자는 신종 바이러스가 이러한 생태계 교란의 틈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COVID-19 이후 야생동물의 활동영역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를 세계 뉴스에서 종종 접하곤 한다.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면 필연적으로 야생동물의 영역과 겹쳐지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와 접촉할 확률도 점차 커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팬데믹의 후보는 누구일까? 이미 많은 바이러스가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박쥐와 쥐가 고향인 바이러스들이다. 일이 등을 다투는 것은 역시 세계화 맞춤형 호흡기바이러스인 코로나와 독감바이러스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의 경우는 박쥐가 고향이라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이외에도 계절성 코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들도 박쥐에서 출발해 말이나 소를 거쳐 오래 전에 인간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바이러스의 경우는 조류가 고향이며 돼지를 거쳐 사람으로 건너온다. 이 유전자는 종간 장벽을 건너기 쉬운 재조합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 팬데믹의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있는지라, 읽어나가기에 지루하거나 힘들 수도 있다. 궁금한 점을 먼저 찾아서 읽어나가거나, 각 글의 시작에 쓰여 있는 짧은 개요만 먼저 읽어보고 찬찬히 본문을 살펴보는 방법도 좋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520/pimg_724454173295387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