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1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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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_김성곤 / 김영사

 

좋은 비 시절을 아나니

봄이 되어 만물이 싹이 틀 때라

바람 타고 몰래 밤에 들어와

만물을 적시되 가늘어 소리조차 없구나

들길은 구름이 어둑하고

강가 고깃배 불만이 밝다

새벽녘 붉게 젖은 땅을 바라보면

금관성 곳곳에 꽃이 무겁겠지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

野經雲俱黑, 江船火燭明.

曉看紅濕處, 花重錦宮城.

 

두보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라는 . 중국 성도 남쪽 교외에 시성 두보의 초당이 있다고 한다. 안녹산의 난으로 나라가 혼란스럽던 시기에 두보는 전쟁을 피해 성도에 와서 초당을 짓고, 4년 동안 비교적 평화롭게 기거했다. 두보는 이곳에서 240여 수의 시를 썼다. 공원으로 조성된 초당 곳곳에는 이 시기에 두보가 쓴 유명한 작품들이 게시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이 시는 이 계절에 딱 어울린다. 마지막 연 꽃이 무겁겠지하는 표현에 마음이 머문다.

 

중어중문학자인 이 책의 저자 김성곤 교수는 중국의 장강과 황하를 기축으로 삼아 강의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수려한 명승과 유서 깊은 고적을 두루 답사했다. 저자는 TV 방송 프로그램 참여로 여러 해 동안 여행하며 촬영했던 영상물을 기초로 이 책을 출간했다.

 

장강에선 사천성, 장강삼협, 호남성, 호북성, 강서성, 강소성 등을 황하에선 황하원, 청해성, 감숙성, 영화회족자치구, 내몽고자치구, 산서성, 성서성, 하남성, 산동성 등이 소개된다.

 

강소성의 성도인 남경(南京)은 중국의 오랜 고도로, 춘추시대에는 오()나라에 속하였고, 전국시대 초반에는 월()나라에, 후반에는 초()나라에 속하였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제갈량이 손권에게 이곳 종산(種山)은 용이 서려 있고 석두산(石頭山)은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기세이니 제왕의 자리로 수도를 세우기에 적당하다라고 권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남경을 용반호거(龍蟠虎踞)(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리다)라고 칭하게 된 내력이라고 한다.

 

당나라 두목(杜牧)강남춘절구 江南春絶句에 그려진 남경은 가히 몽환적이다.

천 리에 꾀꼬리 우는 붉고 푸른 강남

강마을 산마을 술집 깃발 펄럭이고

남조 시절 세운 사백팔십 절들

수많은 누대가 안개와 빗속에 잠겨 있어라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요즘 독서 중간에, 오래전 TV에 방영되었던 실크로드를 유튜브에서 찾아 시청하곤 했다. 카메라는 중국이라는 너른 땅 위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이어가는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삶을 많이 비쳐주고 있었다. ‘영화회족자치구내몽고자치구가 소개된다. 그곳에는 어떤 문화적 흔적이 남아있을까? 영화회족자치구에 진입한 황하가 제일 먼저 만든 비경은 중위 서남쪽에 자리한 사파두(沙波頭)사막이다.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가 붓을 들고 시상에 잠겨 있는 동상 옆엔 사파두를 선전하는 유명한 시구가 쓰여 있다.

 

광대한 사막에 외론 연기 곧게 오르고

유장한 황하에 지는 해가 둥글다

 

이곳은 사막과 황하가 만든 독특한 풍경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거대한 놀이동산이 만들어졌다. 리프트로 사구 높은 곳에 올라 모래썰매를 타기도 하고, 집라인이나 행글라이더를 타고 황하를 가로질러 날기도 한다. 낙타를 타고 고요히 사막 길을 가기도 하고, 지프차를 타고 모래 언덕 사이의 가파른 길을 질주하기도 한다. 언제 기회가 되면, 낙타를 타고 사막 길을 횡단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큰 줄기는 한시(漢詩)를 여행에 접목시키며 진행되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이야기, 역사 속 인물들이 남긴 흥미로운 일화들, 각 지역의 독특한 풍습과 다채로운 음식 이야기 등도 읽을거리다. 많은 사진들이 책읽기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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