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있기 싫은 나를 위한 공간심리 수업
윤주희 지음, 박상희 감수 / 필름(Feelm)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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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있기 싫은 나를 위한 공간심리 수업 _윤주희 / 필름(Feelm)

 

 

짐 정리는 곧 마음 정리

 


환경이 마음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아주 크다. 정리 후 그들이 울었고 그들이 웃었다. 그리고 물건을 비우면서 과거를 지워나가듯 마음의 아픈 흔적을 지워가기도 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삶을 계획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가 있다.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이다. 호퍼의 그림 중 특히 좋아하는 그림은 빈 방의 햇빛이다. 제목 그대로 빈방이다. 그 방엔 아무것도 없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벽을 비추고 있다. 방에 드리워진 그늘조차도 아름답다. 창문 밖으로는 나뭇잎이 무성하다. 제법 큰 나무로 상상이 된다. 창문을 열고 그 방에 있으면 바람결에 나뭇잎끼리 서로 부대끼는 소리도 들릴법하다. 만약 그 방에 가구가 놓여있고, 가구 위엔 액자나 시계 또는 여러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면 그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빈공간이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마음으로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햇빛과 바람과 미세한 소리까지도 온전히 담아줄 수 있는 방이다.

 

살아가며 필요에 의해서 집에 들인 여러 가지 물건들이 점점 쌓이고 늘어나다보니 이젠 짐들이 주인행세를 한다.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짐과 가구들이 주인이다. “행복의 필수조건은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한 채 지낼 수 있는 능력이다.” _버트란드 러셀.

 

이 책의 저자 윤주희는 국내 최초 IKEA 제품 공간컨설팅 전문가이자 수많은 가구의 삶을 바꾼 정리컨설팅 공간치유대표이다. ‘공간치유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공간이란 실질적인 집안의 공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공간도 의미한다고 이해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러 이유(핑계)로 정리를 못하고 어제와 똑 같은 오늘,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도와준다. 아울러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어떻게 (집과 마음의)공간 정리를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고 있다.

 

모녀 둘이 사는 가정의 컨설팅 사례를 들여다본다. 두 가족이 살기에 적당한 크기의 집이었지만, 집 크기에 비해 가구들 크기와 물건 양이 과해보였다. 모녀는 곧 이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새집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이런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반은 정리가 되었다고 봐야겠지만..). 문제는 짐을 줄이기 위해 버리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어떻게 모은 물건인데...). 어머니는 물건이 이렇게 많은 것은 집이 작아서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물건 때문에 집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 결국 저자는 어머니와 딸은 물건을 정리하되 서로 각자 물건을 비우라고 조언했다(좋은 생각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서로의(특히 어머니) 생각이 달랐다. “같은 물건이라도 서로 다른 의미(버리자와 그냥 두자)를 갖는다면 이는 모녀 사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는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버려야 마땅하다.”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고민하고 깊게 생각하게 되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공간에 대한 연구와 노력은 곧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기 위해 나 또한 나 자신에 대한 심리적 통찰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러 해전부터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정리를 테마로 한 예능프로그램도 많이 방영되고 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정작 정리가 필요한 것은 집이 아니라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집 정리보다 사람의 마음을 고쳐보겠다고 덤비는 것이 아니다. 밖에서 지친 몸을 집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또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집안에 비움의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 비워진 공간에 무중력 의자나 1인용 안락의자를 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비움의 공간쉼의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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