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음 / 성안당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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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_유은정 / 성안당

 

 

가치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인간관계 내에서도 나타나는 듯하다.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을 진지충, 노력충, 젊은 꼰대, 노잼으로 혐오하고 타인의 노력을 세련되지 못한 태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진지한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의 인용한 글과 다소 다른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가치관의 양극화로도 설명이 될 수 있겠다), 최근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게시판 댓글에서 악플 대 선플의 비율은 41, 일본(14)이나 네덜란드(19)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악플은 사회적 큰 숙제이다. 악플러들은 또 왜 그리 부지런한가?

 

 

인간에게는 중요한 날짜 두 개가 있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난 날과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되는 날이라고 한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이다.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되는 날을 심리학에선 자아정체성을 깨닫는 날이라고 한다. “미국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자신이 인식한 나 옆에 또 하나의 자아를 데려다 놓았다. ‘타인이 인식하는 나가 바로 그것이다. ‘타인이 인식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나를 어떻게 인정하는지를 자각하는 것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의 저자 유은정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신학석사이다. 개인의원을 운영하면서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잡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마음 챙김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심리 치료에 적용하고자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지은이는 전작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에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들려줬다. 책을 읽은 독자들이 관계에서 사람들이 크게 상처받을 때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질문만 놓고 보면 혹시 나도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라는 위치에서 다른 사람들의 상처는 어떤가 궁금해서 물어 봤으려나? 지은이는 이에 대한 답변을 타인의 관심이나 인정에서 자신이 밀려나 있음을 깨닫는 순간 밀려오는 상실감에서 비롯된다고 답한다.

 

 

선천적으로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도 있지만,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주변의 환경이나 상황, 당면한 문제로 말미암아 뾰족해질 수밖에 없는 예민한 상태의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마치 상담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조곤조곤하게 살아갈 용기와 확신을 주고 있다. 그나저나 상담실엔 왜 피해자만 오는가? 가해자는 어디에서 놀고 있는가? 지은이는 정신적 폭력의 가해자들을 감정 뱀파이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답답할 게 없고, 아쉬울 것이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별 것 아닌 것 갖고 난리야!”도 그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심한 경우엔 상대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사실 자신이 더 중증환자라는 것을 모른다. 혹시 나도 가해자? 라는 생각이 병아리 오줌만큼 들거든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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