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대 생각의 시대 1
김용규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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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_김용규 / 김영사

 

 

인간의 지식은 점진적으로 향상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대 또는 지식의 종류에 따라 어떤 시기에는 폭발적으로 빨랐고, 어떤 시기엔 죽은 듯이 느렸다. 후퇴되는 시기도 있었다. 찰스 벤 도렌은 지식의 역사에서 인류 역사상 두 번의 지식의 폭발이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 지식의 폭발은 기원전 6세기에 그리스에서 시작되었고, 두 번째는 근대 유럽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김용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식의 기원’, ‘생각의 기원’, ‘생각을 만든 생각들을 정리했다. 우선 저자는 정보라는 단어로 대체가능한 지식의 특성을 몇 가지로 정리했다. 20세기 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정보혁명은 우선 지식의 폭증을 불러왔다문제는 폭증하는 정보와 지식이 우리의 전망과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정보혁명은 또한 지식의 소재와 성격을 바꿔놓았다무슨 이야기인가? 전문가 그룹의 두뇌에서 빠져나온 지식들이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끊임없이 흘러 다니고 있다. 이제 지식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와 접속의 대상이 되었다. ‘정보혁명은 지식의 수명을 단축했다따라서 지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해법은 없을까? 다가오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을 기를 수는 없을까?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없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보편적이며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사유 능력을 제공해주었던 생각의 도구들, 그리고 이후 지난 2,500년 동안 누적된 지식을 만들어온 바로 그 시원적 도구들을 찾아냈다.

 

아르케 - 원리원리(原理)는 생각의 중요한 도구다. 원리란 우리가 그것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구성하고 조종하거나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생각의 도구다. “만물의 근원을 탈레스가 물, 아낙시만드로스가 무한자, 아낙시메네스가 공기, 헤라클레이토스가 불이라고 했을 때, 그것들은 일종의 은유이며 각각 물의 생명력’, 무한자의 편재성포괄성’, 공기의 가변성’, 불의 역동성소멸성등과 같이 그것들이 가진 보편적 성질 내지 원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고 이해해야한다.”

 

로고스 문장문장은 서양 문명을 일구어온 이성의 등뼈라고도 한다. 문장(文章)역시 생각의 중요한 도구다. 사전적으로 문장은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때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다. 고대 그리스에선 문장을 뜻하는 용어가 로고스(logos)였다. “로고스로서의 문장은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정보라는 성격뿐 아니라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논증적 특성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아리스모스 ()역시 또 하나의 강력하고 매혹적인 생각의 도구라고 한다. 원리와 마찬가지로, 수는 우리가 마주하는 대상들(자연, 사회 등)을 합리적인 패턴으로 드러나게 하여,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조종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만든 생각들의 마지막 테마는 레토리케 수사이다. ‘수사라는 단어에 관한 오해가 있다. 단지 표현을 돋보이게 위해 늘어놓는 미사여구? 그러나 저자는 수사는 본디 설득을 위한 생각의 도구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수사에 논증을 끌어들이면 논증적 수사또는 수사적 논증이 된다.

 

정보와 지식의 확산 시기에 우리의 뇌는 정보창고로 변하고 있지 않을까? 새로운 생각이나 지혜로운 판단보다 그저 뇌 안에 있는 정보만 찾아 쓰는 일상이 아닐까 염려되는 요즈음, 이 책을 통해 생각을 위한 생각을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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