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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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_전홍진 / 글항아리



세상살이가 복잡해지고, 눈과 귀로 들어오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도 산만해진다. 멘탈이 아무리 강한사람도 요즘처럼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는 기간 중에 마음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집문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따라붙는다. 오죽하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겠는가.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확진 후 회복이 된 사람이 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이제 개인적으로 코로나에서도 벗어났으니 예전처럼 활동 범위를 넓힐 수는 없지만,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도 좀 만나고, 번잡스럽지 않은 가까운 곳에라도 나가볼까 하는 마음을 가졌다가도, 모처럼 친구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면, "아직 좀 더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반응에 그만 주저앉고 만다. 예민한 사람일수록 더욱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 정도로 약해지기 십상이다.


코로나와 상관없이 예민한 성격의 사람들이 많다. 사실 사람들의 성격을 어느 한 범주에 묶어둔다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다. 예민한 사람들도 때론 대범할 때가 있고, 쿨 한듯하면서 어느 특정 사안에 대해선 예민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예민한 정도가 아니라 이 책의 제목처럼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어떨까? 본인도 힘들고, 주변사람들은 ‘매우 힘들다.’


이 책의 지은이 전홍진(정신건강의학과)교수는 우울증 전문이다, 미국과 한국의 우울증 환자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한국의 우울증 환자와 스트레스, 자살 예방 등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비교적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조증과 울증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지은이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미국에 연수를 갔을 때였다고 한다. 당시 미국에는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이민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었다. 이들이 미국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자 학교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특히 문화적인 차이에 의한 우울증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들의 증상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우울증 환자들은 건강염려증, 체중감소, 불안, 불면증이 미국인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예민성을 잘 극복한 유명인들, 상담실에서 만났던 예민한 사람들의 많은 사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민성을 잘 극복한 우리의 이웃들’. 아울러 ‘개개인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해서 보다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방법 등을 이야기해준다.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버튼(button)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구멍이 있는 단추, 가운데 씨가 많은 해바라기나 수세미류의 식물만 봐도 온몸이 오싹해지는 환공포증이 몰려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잡스가 버튼이 있는 와이셔츠나 남방 셔츠류보다 라운드 티셔츠를 즐겨 입었던 것이 이해된다. 버튼 공포증이 있는 잡스 덕분에 지금 우리는 터치형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과 편집증적 증세가 있었지만 과학의 역사에 큰 흔적을 남긴 뉴턴, 자신의 우울증에 블랙독(black dog)이라 이름붙인 윈스턴 처칠은 그의 증상이 심해질 때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처칠은 1953년에『제2차 세계대전』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슈만은 평생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창작활동이 적었던 우울증 시기에 나왔다. 다작을 하는 시기에는 기분이 들떠 있었고 그런 기분이 작품에도 반영된 듯하다.


글 사이마다 글 박스에 들어있는 ‘기분장애’, ‘비전형성 우울증’ ‘양극성 성향’, ‘관계사고’, ‘건강염려증’ 등등의 간결한 용어 설명과 부록으로 첨부한 ‘우울증 테스트’, ‘걱정 리스트’, ‘만나면 불편한 사람과 편안한 사람’ 리스트 만들어보기 등도 매우 유용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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