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 21 : 러시아 1 - 시즌 2 지역.주제편 먼나라 이웃나라 21
이원복 글.그림, 그림떼 그림진행 / 김영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먼 나라 이웃나라 21 】 : 러시아 1 - 시즌 2 지역. 주제편 |

  _이원복 / 김영사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 시즌1이 각 나라별 글과 그림이었다면, 시즌2는 지역과 주제편으로 편집되었다. 의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개별국가(언제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로 자리 잡고 있을지라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몇 나라가 단일 국가로 뭉쳐있었던 적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저자는 시즌2를 시작하면서 ‘동서양과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균형과 통합의 세계사여행’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 이전에 시즌2는 발칸반도, 동남아시아, 중동, 캐나다 ․ 호주 ․ 뉴질랜드, 오스만제국과 터키 등을 출간했다. 이 책 러시아1은 최초의 슬라브 국가에서 혁명 전야까지의 러시아의 전근대 역사를 다루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에 걸쳐 있는 거대한 국가 러시아.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역사적 관계는 어땠는가? 지금은 나라 이름이 ‘러시아연방’이지만, 1917년 공산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러시아제국’이었다. 1922년부터 1991년까지 69년간은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 줄여서 ‘소련’이라고 부르던 나라였다. 우리나라가 소련과 국교를 맺은 것이 1990년이다.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1905년부터 국교가 수립된 1990년까지 85년이나 아무런 왕래나 교류도 없었던 그야말로 멀고도 먼 나라였다. 그런 러시아가 조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때가 있었는데, 치욕의 역사인 일제침략시절 아관파천(俄館播遷, 고종과 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에서 1년간 거처한 사건)때이다.


러시아는 250년 가까이 몽골제국의 지배를 받다보니 모든 면에서 아시아적 요소가 대단히 강했다. 18세기 초까지는 정체성이 아주 모호했다. 그런 러시아를 표트르 대제가 ‘서유럽으로 밀어 넣었고’ 이후 동유럽 국가 중 하나가 된다. 러시아가 동방정교를 받아들인 과정도 흥미롭다. 러시아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은 988년이지만, 여전히 북방의 토속종교가 지배적이었다. 성(聖) 블라디미르 대공은 ‘선진’종교의 필요성을 절감해서, 교리와 경전을 갖춘 제대로 된 종교를 수입하기로 결정한다. 물망에 올랐던 종교는 로마를 중심으로 한 로마가톨릭교,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동방정교, 즉 그리스정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이다. 이슬람교와 동방정교가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이슬람교가 술과 돼지고기를 금한다는 부분에서 탈락하고 ‘동방정교’가 선택된다.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황제와 귀족들은 마치 지상 천국에 살고 민중들은 지옥에서와 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민란도 무척 자주 일어났다. 특히 당시 러시아 인구의 49%, 전체농민의 53.1%가 농노였다. 러시아의 농노제도는 곧잘 미국의 노예제도와 비교되나, 그 내면을 살펴보면 오히려 노예보다도 더 못한 삶을 살아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농노는 경작지인 땅에 묶여 이사의 자유도 없고 부역, 공납, 세금 납부의 의무를 떠안으면서 주인의 소유물로 노동을 바치고 물건처럼 매매까지 되는, 노예보다 못한 노예였다. 개혁군주였던 알렉산드르 2세가 1861년 3월 3일에 ‘농노해방령’을 선포하면서 수천만 명의 농노가 해방되었지만, 그들의 삶에 진정으로 ‘자유’가 찾아든 것은 그 이후로도 시간이 꽤나 흘러야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은, 전제정치와 수없이 많은 전쟁을 위해 민중이 동원되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 때 러시아문학이 꽃을 피우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이 책의 거의 끝부분에서 러시아 근대문학의 창시자이며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이 등장한다. 푸시킨은 ‘러시아 국민문학의 아버지’, ‘위대한 국민시인’, 러시아 문학의 ‘시작의 시작’으로 칭송되고 있다. 투르게네프는 ‘푸시킨 이후의 작가들은 그가 개척한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푸시킨의 뒤를 이어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니콜라이 고골, 이반 투르게네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레프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막심 고리키 등 기라성 같은 러시아의 대문호들이 뒤를 이었다. 그 후 러시아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파란만장한 20세기를 맞이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