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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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_니컬러스 머니 / 한빛비즈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유인원의 한 종에 속하는데, 1758년 칼 린네는 아프리카 유인원에게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학명을 붙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지금보다는 막가파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칼 린네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을 붙였을 때,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사피엔스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은 이미 오염되고 변질되어, 신과 함께 또는 신을 능가하고 싶은 야망에 사로잡힌 ‘호모 데우스(Homo deus)'(유발 하라리가 한 말)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이 책의 저자 니컬러스 머니는 21세기에 들어서 바닥난 집단지성,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며 이기적이고 (에너지를 낭비하는)소모적인 세계인에게 ’호모 에고티스트쿠스(Homo egotisticus)' 또는 ‘호모 나르키소스(Homo narcissus)', 즉 자기중심적 인간이라는 학명이 더 잘 어울릴 것이라고 한다. 덧붙여서, 호모 나르키소스는 지구 생물권을 완전히 파괴하여 자신을 멸종의 길로 몰아넣은 아프리카 출신 유인원의 한 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인식하고, 우리와 우리가 아닌 존재에 감사해야 한다. 이 책은 인간을 다시 측정하기 위한 장치로 설계되었다.” 그동안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좀 제대로 살아보자는 이야기다.


‘우주에서의 인간의 위치’를 시작으로, 인간의 미생물학적 기원과 신체의 작동 방식, DNA 이야기, 인간의 생식과 뇌 기능, 노화와 죽음에 대한 탐구, 인간의 성공과 실패에 얽힌 여러 사건들(자연에 대한 심각한 악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여 호모 나르키소스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인류문명이 어떠한 운명을 맞이할지에 대해 서로 깊이 통찰해보길 권유하고 있다.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 것은, 우주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 것인가를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생각된다. 인류가 태양이 적당히 빛나고 있을 때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한다. 현재 태양의 나이는 46억 살인데, 앞으로 50억 년 동안 수소 연료가 고갈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타오르다가 지금보다 크기는 크고 에너지는 낮은 적색거성(赤色巨星)이 될 것이라고 한다. 태양이 나이를 먹을수록 지금보다 더 밝게 타오르며 그 끔찍하고 뜨거운 빛으로 생물권을 영원히 불모지로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지혜로운 존재라는 망상과 교만에서 벗어나서 다른 생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지혜를 찾길 원하는 것이다. 더 이상 환경파괴의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후손에게 살만한 지구별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멸종하면 나머지 자연계는 환호할 것이라고 한다. “하늘이 무너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물이 풍부한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고통 받는 다른 존재에게 더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해 나간다면 이 모든 것이 기대보다 오랫동안 지속될지 누가 알겠는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체감하지 못한 사람들조차도 미래 세대를 대신해 심각한 불안감을 느낀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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