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침묵으로 리드하는 고수의 대화법
다니하라 마코토 지음, 우다혜 옮김 / 지식너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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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침묵으로 리드하는 고수의 대화법

   _다니하라 마코토 / 지식너머



미국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총기사고 후 며칠 지난 2011년 1월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51초간 침묵했다. 청중들은 숨조차 맘대로 쉬기 힘든 격렬한 통제를 당했다. 연설 도중 결코 짧지 않은 그 침묵의 시간 속에서 청중은 이내 슬픔, 고통, 연민감, 책임감 등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이 이례적인 연설은 전국적인 추모 물결을 일으켰다. 비언어적 대화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 타임스는 당시 “그는 전 국민과 마음을 나눴다. 재임 이후 최고의 순간”이라고 평했다.


이 에피소드가 생각난 것은, 변호사로 재직 중이면서도 여러 권의 책을 발간한 다니하라 마코토가 이 책에서 말과 말 사이의 침묵을 강조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즉, 말에도 쉼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대표적인 지적 사항이 ‘침묵이 지속되는 대화’이다. 말이 끊기는 점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저자는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선 적절한 ‘침묵’이 필요하다고 한다.


세상에는 ‘어떻게 말을 잘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 책은 차고도 넘친다. 이 책을 통해 말이 존재하지 않는 ‘말과 말의 사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그 침묵의 사용법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침묵함으로써 오히려 대화의 장을 만들고, 상대의 기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침묵을 ‘말의 사이’라고 한다.”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 있다. ‘달성한 일보다 달성하지 못했거나 중단 된 일을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을 말한다. TV프로그램들도 자이가르닉 효과를 십분 활용한다.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광고를 끼워 넣는 형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채널고정’을 유도하기 위해 광고의 남은 시간을 띄우기도 한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한 회가 끝나기 직전에 새로운 사건이나 이벤트가 벌어진다. 시청자는 그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 한다. 이 자이가르닉 효과를 연설 중에 활용하는 법도 제안 하고 있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주의를 끌고 싶다면 질문을 내고 잠시 침묵한다. 그러면 상대는 그 질문을 곰씹으며 해답을 알아내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껏 질문을 해놓고 기다림의 시간을 못 참아서 금세 답을 이야기해버리면 안 될 것이다. 때로 침묵은 상대방에게만 행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질문이 지닌 힘을 4가지로 정리했다. _사고(思考)를 유발한다. _사고의 방향을 유도한다. _말하게 한다. _발언한 내용으로 행동을 속박한다 등이다. 질문으로 이룰 수 있는 6가지 성과도 참고할 만하다. _정보를 이끌어낸다. _호감을 얻는다. _사람을 움직인다. _사람을 키운다. _논쟁에서 승리한다. _자신을 컨트롤한다.


그러나 침묵의 리스크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입만 다물고 있다고 모든 것이 잘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대화가 잘 풀리기는 커녕 오해받을 수 있다. 침묵할 때는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초는 호감과 신뢰이다. 호감과 신뢰를 얻으려면 내가 먼저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신뢰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위한 인내와 배려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말에도 쉼표가 필요하다는 것. 그 쉼표는 나를 위해서, 상대방을 위해서도 매우 유용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대답하는 쪽에서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 ‘왜?‘를 제외한 4W1H중 하나로 바꿔서 질문하면 상대가 대답하기 쉬워진다. 언제부터? 누구의 영향으로? 등."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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