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이종관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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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_이종관 외/ 백상경제연구원(엮은이) / 한빛비즈(출간)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즌2가 열렸다. 2002년〈서울경제신문〉의 부설연구기관으로 설립된 「백상경제연구원」에서 엮고 한빛비즈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백상경제연구원이 서울시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고인돌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8만여 명의 중고등학생과 시민이 수강한 인기 강연 프로그램이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과 학교에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시즌 1은 ‘멈춤’(바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기), ‘전환’(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전진’(일상의 시간에서 세상 밖으로 나아가기)등이었다. 시즌 2에선 ‘관계’(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 그리고 이 책 ‘연결’은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가 주제이다. 산업과 문화 속에 담겨있는 인문정신을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주목한다.




12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12개의 강좌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나뉘어서 글을 이어간다. 글 내용이 어렵지도 않지만, 부드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하루에 한 강좌씩(일주일 분) 읽어나가도 무리가 없다. 각 꼭지 글들의 제목부터 관심을 끈다. ‘인공지능 그리고 윤동주’, ‘이야기가 돈이 되는 세상’, ‘카페와 사랑의 차이’, ‘고골과 애니메이션’, ‘왜 지금 다시 세종인가’, ‘답답한 공간에서 숨 쉬고 싶을 때, 알폰소 쿠아론’, ‘열린 창으로 바라본 세계’, ‘정당한 통치권이란 무엇인가’, ‘같이 밥을 먹어야 친구지’, ‘명품의 조건’, ‘공식 명의 1호, 편작’, ‘알쏭달쏭 미술 게임’ 등등이다.




책은 크게 3챕터로 나뉜다. 인문학코드, 리더의 교양, 시장과 문화. 「이야기는 어떻게 산업이 되었나」(정창권)는 스토리텔링이 주제이다. 스토리텔링은 이미 모든 분야에서 두루두루 쓰이고 있는 귀한 재료이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등이 스토리텔링을 잘 활용한 사람으로 소개된다. 왜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급격히 인기를 얻었을까?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즉 감성사회가 우리 인간의 삶을 변화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미래 사회의 원천을 ‘이야기’로 내다본다. 21세기는 꿈의 사회이자 감성사회인데, 그런 감성을 가장 잘 자극하는 이야기가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뜻이다.




나는 거의 매일 책을 읽고, 이곳저곳에 책 소개 글이나 리뷰를 올리는 편이지만, 때로 책을 손에서 놓고 싶을 때는 영화를 한 편 본다.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지만, 굳이 극장을 안가더라도 여러 매체를 통해 오래전 영화나 최근의 영화를 손쉽게 볼 수 있다. 「다섯 명의 영화감독, 다섯 개의 세계」(박일아)에선 타이틀 그대로 다섯 명의 거장 영화감독과 작품들이 소개된다. ‘느슨한 일상에 충격이 필요할 때, 다르덴 형제’를 흥미롭게 만난다. 벨기에 태생인 다르덴 형제는 프랑스의 극작가 아르망 가티 밑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시멘트 공장과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며 저가 장비들을 사들여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1986년 처음 만든 극영화 〈거짓〉을 시작으로 2016년 〈언노운 걸〉에 이르기까지, 10편에 가까운 그들의 작품은 주로 사회적 곤경에 처해 있는 인물을 내세운다. 1999년 〈로제타〉와 2005년 〈더 차일드〉로 두 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형제는 현대사회가 봉착한 문제와 투쟁하는 개인의 삶을 쉼 없이 포착해낸다. 다르덴 형제가 만든 영화의 특징은 ‘대뜸’시작해서 ‘불현듯’ 끝나는 것에 있다. 일상을 무 자르듯 잘라 무심하게 툭 던져주는 것 같은 시작과 결말은 그들이 영화에 음악을 삽입하지 않는 이유와 맥락을 같이한다. 그들은 현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한 오락물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을 조금 더 잘 들여다보는 순간으로 영화가 작동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현실을 환상처럼 느끼게 해주거나 극적인 효과를 주는 음악 같은 장치를 배제해왔다.




이 책 『연결』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귀결점은 결국 ‘인간’이다. 살아가며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가는 삶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다가는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깊은 인문학을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겐 다소 싱거운 내용이나 진행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인문학적 독서와 성찰을 위한 가이드북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특징적인 것은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야기라던가, 영화 이야기, 러시아 문학,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글 중간 중간에 QR코드가 입력되어있어서 해당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먼저 텍스트를 쭉 읽어본 다음에 다시 보기를 하면 좋을 듯하다.       








"세종은 좋은 질문자였다. 일찍이 폭넓은 독서를 통해 전문 지식과 논리적 사고력,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구비하고 있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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