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나답게 살자니 고전이 필요했다
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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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나답게 살자니 고전이 필요했다

  _김훈종 / 한빛비즈




자연이나 사물 또는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서 마음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각기 다르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고전은 어떤가? 오랜 시간을 두고, 시대를 넘어서 만나게 되는 고전 역시 그럴 것이다. 텍스트는 변함이 없으나 해석은 다양하다.



어릴 적부터 고전과 친숙했던 이 책의 저자 김훈종은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라디오 PD로 근무하고 있다. 저자는 삶의 굽이마다 고전을 통해 다시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 맛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여기 2,300여 년 동안 케케묵어, 더께가 앉은 죽간들이 쌓여있다. 중국 철학 전문가들에 비하자면, 나의 과문함은 우세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평소 시추를 열심히 해오며 40여 년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죽간 더미로 달려가, 그 중심부까지 열심히 시추해 파고 들어가 보겠다. 그래서 제자백가에 대한 우리들의 오해를 풀고, 감히 그 정수(精髓)를 전달해보려고 한다.”



요즘의 한국 사회는 좌와 우로 양분화 되어있는 느낌이다. 중립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이도저도 아닌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다. 책에는 공자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공자는 ‘중용’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군자는 중용이요, 소인은 중용에 반한다. 군자의 중용은 군자다우며 때에 맞는다. 소인의 중용은 소인다우며 거리낌이 없다. 중용의 그 지극함이여! 백성 가운데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소인의 중용은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니 군자의 중용은 꺼리는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왼쪽도 살피고 오른쪽도 살피고,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때 나온다는 의미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낄끼빠빠’이다. 낄 때 끼고, 빠질 때는 빠지는 것. 말은 쉽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긴 하다. 내 주위를 잘 살피며 살아가는 길이 곧 공동체 의식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삶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크게 두 파트로 구분했다. 마음을 다 잡는 ‘윤(倫)’과 나를 세우는 ‘성(省)’이다. 윤(倫)을 파자해보면, 사람(人)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윤리나 도리라는 뜻도 있지만, 모여서 뭉친 무리라는 의미도 있다. 살필 성(省)은 작은 것까지도 자세히 본다는 뜻이다. 살피다, 반성하다라는 의미와 함께 중국 고대 중앙정부를 뜻하기도 한다.



책 서두에 저자는 겸양의 글을 올렸지만, 고전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면서 동서고금의 책속 구절들이나 현 시대에 출간된 도서들, 영화 또는 사람들 이야기도 포함 된다. 열심히 인간답게 살다가고 싶다는 마음도 엿보인다. “나는 누군가의 아픔에 진심을 다한 적이 있는가. (...) 우리는 잘 살아야 한다. 그리고 잘 죽어야 한다. 삶과 죽음은 한 몸이다. 맹자가 양생과 상사를 굳이 왕도 정치의 두 기둥으로 꼽은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논어]를 찾아 서점으로 향한다면, 절대 탈수 없으리라 여겼던 사서삼경이란 자전거가 함함하게 여겨진다면, 그것이야말로 필자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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