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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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01 :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강의 l 서가명강 시리즈 1

_유성호 (지은이) | 21세기북스 | 2019-01-23

    

 

오래 전 읽은 책 중 '주저흔(躊躇痕)'이 생각났다. 경찰 출입 전문기자가 칼럼 형식으로 사건, 사고의 뒷이야기를 적은 책이었다. 한 여대생이 하숙집에서 등에 칼이 찔린 채로 발견됐다. 수사팀은 부검에 들어가기 전에 자살로 판단했다. 신체와 그 주변에는 방어흔 하나 없이 많은 주저흔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 생각이 났을까? 이 책의 지은이가 법의학자이기 때문이다. 법의학자는 사체가 남긴 메시지를 읽어줘야 하는 사람이다. 왜 죽었는지? 언제 죽었는지? 죽음 당시의 상황은 어땠는지를 밝혀내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법의학자가 생각하는 죽음은 어떨까?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것을 좀 걷어 내어주지 않을까?

 

 

이 책의 지은이 유성호(서울대) 교수는 20년간 1500여 건의 부검을 담당했다. 지은이는 죽은 자에게서 삶을 배운다고 소개된다. "우리 모두 죽음을 비켜갈 순 없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죽음을 마주보아야 하는 이유죠." 이 책은 서울대에서 시행한 죽음을 주제로 한 교양강의를 텍스트로 했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지은이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 사회에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일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삶의 질 못지않게 죽음의 질도 중요하다. 삶의 존엄성은 죽음의 존엄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곧,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법의학자는 사람의 죽음을 세포사, 장기사, 개체사, 법적 사망의 단계로 분류한다.

 

 

삶의 모습이 다양한 만큼, 죽음에 붙은 명칭도 매우 다양하다. 자연사, 병사, 외인사, 자살, 타살, 사고사, 불상 등을 비롯해서 뇌사, 연명의료, 존엄사, 종교적인 선종(善終), 안락사, 자비사등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때로 어떤 죽음은 사회를 바꾸기도 한다. 청계천의 전태열, 독재정권에 맞서 저항하다 죽음을 맞이한, 박종철, 이한열. 군의문사의 대표적 사례가 된 김훈 중위 등. 그들의 죽음은 사회적인 시스템을 바꾸고, 사회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삶이 있고 100가지의 죽음이 있다. 나만의 고유성은 죽음에서도 발휘되어야 하지 않을까? 죽음과 친숙한 삶이야말로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삶이다. 이것이 죽음으로 삶을 묻는 이유다.” 죽음학자라는 칭호가 붙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간이 받아들이는 죽음의 심리학적 반응을 5단계로 정리한 바 있다. 부정(그럴 리가 없다), 분노(왜 하필 나에게), 타협(이번 한 번만 살려주면), 침체와 절망, 수용(이젠 어쩔 수 없구나). 지은이는 이 다섯 가지에 죽음을 대면하면서 초월승화라는 보다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수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한다. “우리 모두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하며, 지금 사유하고 있는 나의 삶에 감사하며 살기를 바란다.”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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