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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골목길 ㅣ 소통과 힐링의 시
권경자 외 지음 / 출판이안 / 2017년 9월
평점 :
【 시가 흐르는
골목길 】
홍선표(저자)
| 권경자(저자)
| 정구온(저자)
| 김경희(저자)
| 최덕희(저자)
| 신동희(저자)
| 국승연(저자)
| 한정혜(저자)
| 이승은(저자)
| 이인환(저자)
| 이정희(저자)
| 윤석구(저자)
| 출판이안 |
2017-09-21
“쓴다는
것/ 섬광처럼
번뜩이는 찰나/ 옮기려는
머릿속은/ 칠흑
같은/ 어둠// 마음속/ 허기를
채우려는/ 한 줄 두
줄/ 아직
완성된/ 한 편이
없어// 아침은 또
오건만/ 산다는
건/ 늘
그러하듯 어려운 일/ 미완성이다/ 시는”
_홍선표 「시는」 전문.
시(詩)를 쓴다는
것, 나아가서
시를 짓는다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닙니다. 백지를
앞에 놓고 밤새 끙끙대다가도 한 줄도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막상 시
한 편을 그려놓고도 마음에 폭 와 닿지가 않습니다. 내 맘에
닿지가 않는데, 누구 맘에
다다를까 싶어서 그냥 습작시로 남겨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속절없는
것이기에 더욱 더 사모하여 시를 쓴다는 시인도 있었지요.
‘산다는
건/ 늘
그러하듯 어려운 일’ 맞습니다.
‘미완성의
시’,
‘미완성의
삶’을 묵묵히
그리고, 걸어갈
뿐이지요.
“지나간
오늘이 정작/ 추억이라는
기억만으로/ 행복이었다는
걸/ 이제는
알았습니다// 부지런함으로/ 장작
차곡한 부엌 앞에서/ 언제나
그러듯 햇살 미소 머금고/ 한 뼘 두
뼘 정성스레/ 멍석을
탄생시키는 아버지// 그 옆
우물가에서는/ 달빛 미소
머금은 내 나이의 엄마는/ 붉은빛
도는 커다란 고무 다라니에/ 밭에서 갓
솎아 온 여린 열무 씻어내고// 솔
화음으로 세상 때 묻지 않은/ 단발머리
중학생 딸아이는/ 그 모습을
정지 화면으로/ 기록에
담아내면서도 행복인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여름밤
하늘 아래에서 어머니 손 부채질에/ 달을, 별을
바라보면서도/ 시간이
영원할 것이라/ 단지, 그렇게
믿었습니다// 시간이
가고 난 후 자국으로 남아/ 눈 시리게
다가오는 지난날의 내가/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는/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_김경희 「그때는
몰랐습니다」 전문.
이
책, 이
시집엔 13인의
시인들의 작품이 공동으로 실려 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 눈치 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의 작품입니다. 유명한
작가분들이 아닙니다. 그저 시가
좋아, 시를
사랑하다보니 일상의 삶 속에서 한 편, 두 편
시를 지어낸 분들입니다. 둘째
아들을 신종플루로 앞서 보내고, 남편마저
그 충격으로 쓰러진 후 상심한 마음을 ‘아픔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 병이 되지만, 잘
풀어내면 치유가 되고 힐링이 된다’는 말에
흠뻑 빠져 소통하며 힐링하는 시를 쓰는 재미로 살아가는 권경자 님. 가족과
친구, 이웃을
향한 따뜻한 사랑의 시를 쓰는 정구온 님. 문학장학생으로
중,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문학과 먼 거리를 두고 살다가 다시 문학적 감성의 꽃을 피워 올리는 홍선표 님. 시인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지극정성 기도를 하셨다면, 시인은
이제 자식을 위한 지극정성의 마음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는 김경희 님.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잘 지켜주고 잘 보살펴 주는 것이 희망이라는 믿음으로 꾸준히 동시를 쓰고 있는 서광자 님. 손주들에게
글 쓰는 멋쟁이 할머니로 기억되길 바라는 최덕희 님.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하며 힐링의 시간을 갖고, 손녀들과
함께 나눴던 이야기들을 시로 표현하는 행복에 폭 빠져 사시는 신동희 님. 일상에서
남편에게 시로 사랑을 표현하며 시로 행복을 추구하는 국승연 님. 럭비공
같은 사춘기를 치르는 두 남매를 키우면서 어린이 청소년 문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동문학작가교실을
통해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정혜 님. 자신보다
가족의 행복을 노래하는 세 자녀의 엄마로 살아가는 행복을 시에 담는 워킹맘 이승은 님. 시의
매력에 빠져들 무렵에 첫 손녀를 보고, 손녀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쓴 동시가 동요가 되고, 손녀의
첫돌에 동요음반을 만들어 선물한 대단한 할머니 이정희 님.
‘동요할아버지’ 동요작가
윤석구 님.
이분들의
시(詩)샘에서
시어가 나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한 분이 계십니다. 이 책을
펴낸이이기도 한 이인환 시인은 불혹을 갓 넘길 무렵에 아내를 잃고 어린 두 딸을 홀로 키우며 힘들었던 절망과 좌절의 시기를 독서와 글쓰기로
극복했다고 합니다. 시인은
평생학습 현장에서 독서지도와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 학부모, 어르신들과
함께 했던 경험담을 엮어 〈소통과
힐링의 시창작교실〉을
집필했고, 지금도
많은 이들과 함께 시로 소통하며 힐링하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랑 받냐고?/ 별거 있나
웃어주니 사랑 받지/ 울고 싶을
땐 들을새라 깊은 밤/ 달 별
어둠 벗 삼아 울어도 보고/ 날새면
걱정할까 이슬이라 속여가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만나는 이
누구라도/ 어디서나
웃어주니/ 사랑
받지”
_ 이인환 「꽃처럼」 전문.
시인이
어린 두 딸을 홀로 키우면서 흘린 눈물이 이슬이 되고, 이슬은
보석이 되어 다른 이들의 가슴에서도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이웃과 자연의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향기로운 시집입니다. 『시가
흐르는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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