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브러리 - 유혹하는 도서관
스튜어트 켈스 지음, 김수민 옮김 / 현암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라이브러리 - 유혹하는 도서관

_스튜어트 켈스 (지은이), 김수민 (옮긴이) | 현암사 | 2018-08-30

| 원제 The Library: A Catalogue of Wonders (2017

 

 

도서관이 이야기를 수집해서 정리해놓은 아주 단순한 무엇이라면, 이것은 문화의 역사에서 책이 있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국가는 저마다 전설과 우화, 수수께끼, 신화, 민요와 전통이 있고, 이것들은 글로 기록되기 오래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스튜어트 켈스는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역사가로 소개된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연구원에서 근무하던 무뚝뚝한 젊은 교수였던 저자는 어느 날 한 단과대학에서 점심시간에 열렸던 책 판매행사장에서 희귀서적을 만나게 된다. 1814년에 출간 된 고대 미출간 원고와 희귀본에서 선별한 시가집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책이었다. 찬찬히 책을 살펴보던 저자는 책이 총 96부 인쇄되었는데, 푸른 색 표지로 제작된 6부의 한정판중 한 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은 보기에도 매우 고급스러웠다. 짙은 파란색에 정교하게 가공된 모로코가죽을 사용했고, 책등은 과감하게 금박 장식을 입힌 멋진 책이었다. 당연히 저자는 이 책을 손에 넣었다(득템). 그 이후 저자는 헌책방을 뒤지다가 도서관 순례로 이어진다. 수백 곳의 도서관을 방문했다. 도서관에 파묻혀 자신의 소유가 된 희귀본 도서와 관련된 책과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아울러 고서, 희귀본, 중고서적 판매상도 겸하게 된다).

 

 

도서관이야기는 결국 책이야기다. 도서관의 역사는 책의 역사와 호흡을 같이한다. 저자는 도서관이 단지 책을 쌓아놓은 장소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모든 도서관에는 저마다 어떤 독특한 기운이 감돌고 있고, 심지어 영혼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왜 안 그렇겠는가. 책엔 글쓴이와 책을 만든 이들의 영혼이 실려 있을 것이다.

 

 

책이 없는 도서관이야기에서 소설 속 도서관이야기(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톨킨의 반지의 제왕)까지 이어진다.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기억으로 저장된 춤과 몸짓, 구전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들도 무형의 도서관이다. 이탈리아의 시인 페트라르카는 책이 진심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고, 우리와 활발하고 생동감 있는 관계를 맺는다고 표현했다. 하인들에게 자신의 작은 도서관을 성지 지키듯 보호하라고 지시하면서 그는 책이 말을 할 수 있는 친구인 것처럼 책과 적극적으로 친분을 유지했다. 도서관을 정리하는 작업에는 지켜야 할 예절이 있었다. 중세시대 이야기다. 교회와 수도원 도서관들은 신성한 책과 세속적인 책을 분리했다. 마치 책을 생물처럼 대한 듯하다. 임시로 보관 할 때조차 성스럽지 않은책을 신성한 책 위에 놓지 못하게 금했다고 한다.

 

 

기원전 1200년경에 람세스 2세는 나일 계곡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주요한 책 재료로 만든 수많은 책을 수집했다. 종이책이 나오기 훨씬 전의 이야기다. 책을 만들기 위한 재료는 10종이 넘었다. 그중에는 파피루스와 야자나무 잎, 뼈 나무껍질, 상아, 리넨, 돌로 만든 책들도 있었다. 책을 만들 때 어떤 재료를 얼마만큼 사용할지는 그 지역의 물리적 환경에 좌우되었다.

 

 

책을 자신의 가족보다 더 애지중지 했던 사람들도 있지만, 책 파괴자들 이야기도 흥미롭다. 에드워즈 번-존스는 책은 화가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모델이 포즈를 취할 때 넘어지지 않게 받쳐주는 지지대로 책을 활용했다. 종이배를 만들고 띄우기를 즐겼던 시인 셀리는 (편지와 신문, 지폐는 물론이고) 책 앞뒤의 백지를 찢어서 작은 배를 만들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한다. 베키 샤프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악명 높은 책 학대자였다. 두 사람 모두 빠르게 달리는 마차 안에서 창밖으로 책을 집어던졌다. 신경학의 선구자인 휴링스 잭슨 박사는 홀브룩 잭슨의 책을 돌보지 않는 방법이라는 에세이에서 주연을 차지한 인물이다. 박사는 손상된 책들로 구성된 독특한 서재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책을 찢었고, 찢어낸 페이지의 내용에 관심이 있을 법한 친구들에게 그 페이지를 보냈다. 기차역 가판대에서 소설을 구입할 때마다 표지를 뜯어내고 책을 두 부분으로 나눈 다음 양쪽 호주머니에 넣었다. 이 같은 모독적인 행위를 보고 충격받은 가판대 점원에게 잭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젊은이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미친 거라네.” 가히 책 학대자의 종결자이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세계의 수많은 도서관 이야기 중, 한국에 대해서 딱 두 줄이 실려 있다. 도서관에서 사다리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갈고리가 달린 사다리는 19세기 발명품이었다. 사서가 사다리를 올라가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해인사에서는 높은 선반에 접근하게 해주는,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좁다란 나무판자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아쉽게도 팔만대장경이라는 언급은 없다). 가디언지는 이 책 더 라이브러리책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라고 언급했다. 책이 만들어진 과정, 책과 사람, 도서관에 얽힌 흥미진진한 숨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덕후를 위한 책이다.

 

 

#더라이브러리 #유혹하는도서관 #스튜어트켈스 #현암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