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쑤퉁, 위화, 옌롄커, 류전윈, 츠쯔젠 등이 현재 중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이외에도 많지만 비교적 우리에게 알려진 작가의 이름만 나열해봤다. 이들의 공통점은 5060세대라는 것이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사이에 태어난 작가들이다. 이들은 현재 중국 문단을 리드해가고 있고, 세계적으로 중국문학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옌롄커의 견해로는 1930, 1940년대에 태어난 작가들은 대부분 특별한 거부감 없이 혁명의 사유를 수용했던 계층이다. 이젠 나이가 많아 오늘날 중국의 현실과 처지에 진정으로 참여하기가 힘들다. 국가와 미래에 대한 관심을 투영할 능력도 없다. 요지부동 보수 세력인 셈이다. 한편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작가들은 중국 산아제한 정책의 결과로 형성된 ‘독생자녀’세대다. 경제적, 문화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대신, 극단적인 혁명 이데올로기의 지배와 그 절정이었던 문화대혁명과 무관하다. 따라서 사회변혁의 동기와 지향에 대해 비판적인 사유의 단계도 체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의 상태로 온 것인지, 개혁의 중국과 보수의 중국이 장차 어디로 나아가게 될 것인지 인식하거나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이들의 정신은 빈곤 그 자체다.
한 사람씩 만나보기로 한다. 그들의 작품 중 국내 번역본 위주로 정리해본다(알라딘 데이터 베이스 참고). 위에 열거한 작가들 중 모옌의 인지도가 가장 높을 듯하다. 모옌(莫言)은 1955년 산둥성 가오미 지방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관모예다. 필명 모옌은 오직 글로만 뜻을 표할 뿐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다. 중국 전통의 민담과 설화를 세계적인 이야깃거리로 탄생시킨 『모옌 중단편선』, 모옌의 첫 장편이자 대표작인 『붉은 수수밭』 일주일만에 써내려갔다고 한다.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인 '계획생육'의 실무자였던 한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 『개구리』, 중편소설집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황당무계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능청스럽게 펼쳐지는 『인생은 고달파』, 참새가 두 발로 종종 뛰지 않고 한 발 한 발 열 두 걸음까지 걷는 걸보면 천운을 얻지만, 열세 번째 걸음을 걷는 걸 보는 순간 열두 번째 걸음까지 들어온 모든 운의 곱절이 악운이 되어버린다는 러시아 민담을 모티프로한 『열세 걸음』, '공포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 두편의 이야기를 담은 『달빛을 베다』, 어린아이들의 대장격인 주인공 뤄샤오통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절묘하게 가로지르며 거대서사를 우화처럼 녹여 낸 『사십일포』, 문화대혁명의 후폭풍이 휘몰아친 1980년대 작은 농촌마을 티엔탕의 이야기를 담은 『티엔탕마을 마늘종 노래』, 먹고 먹히는 인간 사회를 극단적인 묘사로 그려 낸 『술의 나라』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