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 (합본, 양장) 서양철학사
군나르 시르베크.닐스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 이학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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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사 】   군나르 시르베크 · 닐스 길리에 / 이학사

 

 

1.

저자들은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준다. “왜 철학을 공부하는가?” 여러 가지 답변이 나올 것이다. 질문자의 답변은 이렇게 이어진다.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철학이 우리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항상 짊어지고 다니는 지성적인 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과 친숙해지는 편이 좋은 것이다!” “좋은 말할 때 철학을 공부하시오~” 라는 말로 들린다.

 

2.

이 책은 기존의 다른 철학서와 어떤 차별화가 있을까? 근대 초의 과학혁명이 당대의 세계관에 도전하여 새로운 인식론적 문제와 윤리적 문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거의 모든 철학사 연구에서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와 뉴턴이 다뤄지고 있다. 저자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문학의 발흥과 사회과학내에서의 혁명도 유사한 문제들을 제기한다고 믿고 있다. 다윈과 프로이트, 뒤르켐과 베버라는 이름들과 연관된 분과학문들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3.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부터 시작된다. 자연과 사회 모두에 있어서 조화와 질서라는 이념은 일반적으로 최초의 철학자들이 등장한 기원전 5세기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철학의 근본 특징이다. 초창기 그리스철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식을 정확히 예측하고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했다고 알려지는 탈레스를 비롯해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제논, 데모크리토스를 비롯해 피타고라스학파 등이 거론된다.

 

4.

훌쩍 건너 뛰어, 중세로 들어가 본다. 저자들은 먼저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지배적 종교가 된 후 일어난 일정한 변화들을 살펴본다. 그런 다음 로마제국에서 중세 사회로의 이행기에 일어난 몇몇 변화를 관찰한다. “중세에 철학과 신학은 참된 통찰로 이끌 수 있다고 여겨진 두 개의 주요한 학문 분과였다. 오늘날의 의미의 자연과학은 중세 후기에 이를 때까지 유럽 문화권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시기 동안 신앙과 이성 간의 관계가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던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물음이 철학에 속하고 어떤 물음이 신학에 속했을까? “중세에 철학과 신학 간의 긴밀한 관계는 종종 신학이 어떤 의미에서 철학을 손에 꽉 쥐고 있었던 것처럼 서술되곤 한다.” , 철학이 희생양이었다는 것이다.

 

5.

르네상스 시대에 일어난 자연과학의 발흥은 중세철학 내에서 과학적 개념들의 발전이 이뤄지고 수공업 및 농업에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진 기나긴 과정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자연과학이 단지 이론적 또는 실천적 관점에서 생겨난 것일까? 저자들은 17세기 말 실험적이고 수학적인 과학의 토대였던 '고전역학'에 주목한다. 신학과 철학이 주 무대였던 마당에 과학이 진리를 다루는 새로운 지적활동으로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은 과학과 불가피한 타협점을 찾아야했다. 근세철학의 대부분은 합리주의자인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 경험주의자인 로크와 흄, 그리고 선험철학자인 칸트 등에서 볼 수 있듯 철학과 자연과학 간의 경계를 찾는 시도가 이뤄졌다.

 

6.

“1770년대는 독일 지성사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이룬다. 합리주의적 계몽주의로부터 반합리주의적인 전기 낭만주의로의 이행이 이루어진 소위 질풍노도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가 거론된다. 헤르더는 흄으로부터 인간의 이성 능력에 대한 회의를 물려받았다. 그는 보편타당한 인간 이성과 영원한 보편 기준을 믿는 견해를 거부했다. 저자들은 헤르더를 역사주의의 창시자로 칭한다. 그 이유는 역사주의는 삶을 바라보고 역사에 접근하는 특별한 태도와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역사주의는 우리가 역사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일깨웠다는 것이다. 역사 서술이 지배적 학문이 되면서 다른 인문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인문학들이 역사화되기 시작한다. “즉 인문학들은(문학사, 예술사, 종교사, 언어사 등과 같이) 역사적 지향성을 갖는 학문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주의가 현실을 보는 일정한 방식이자 동시에 인문학적 연구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7.

이 책의 공저자 군나르 시르베크와 닐스 길리에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철학자, 문화학자이다. 서양철학사1972년에 처음 노르웨이에서 출판된 후 7차례 개정판이 나왔다.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는 물론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를 포함하여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은 처음에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대학생들을 위한 교양 철학 교재로 집필되었다고 한다. 이후 노르웨이에서는 대학생이라면 전공과 상관없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철학 시험인 엑사멘 필로소피쿰(examen philosophicum)’의 대표적인 교재로 자리 잡았고, 점차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그 시험 준비와는 상관없이 읽히게 되었다. 현재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가, 거의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8.

각 챕터마다 저자들은 마치 쪽지 시험을 보듯, 질문을 던진다. 아울러 더 읽어볼 만한 책들을 추천해준다. 철학을 근간으로 하면서 인문학, 자연과학, 경제, 사회과학, 정신분석학 및 정치사상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융합학문의 텍스트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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