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형상 1 - 키타이의 전설 중국의 형상 1
쩌우닝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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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형상(1) 키타이의 전설 】    쩌우닝(周寧) / 인간사랑

 

 

대 여행은 유럽인의 세계 관념을 바꾸어놓았다. 유럽인들은 그들의 고향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의 한쪽 구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속의 천당은 아시아의 동쪽에 있었고 그곳이 대 칸의 나라’, 마르코 폴로가 말한 키타이와 만자였다.”

 

중국관 또는 중국학과 중국 형상은 어떻게 다른가?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중국관 혹은 중국학은 서방 엘리트계층 내부의 중국에 관한 연구만을 가리키며 일종의 전문화된 지식을 가정한다. 반면 중국 형상은 그 사회 내에 유행하는 중국에 관한 표현또는 서술의 총체적인 체계이며 그 안에는 지식과 상상, 진실과 허구가 동시에 포함된다. 중국 형상은 대중화된 다양한 문헌 - 통속 문학에서 정치 평론, 신문보도, 학술연구에 이르기까지 - 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것이며, 역사의 매 시기마다 끊임없이 약간의 변이를 되풀이 하지만 일종의 원형이라고 할 형상은 계속 유지되어왔다는 것이다.

 

 

저자 쩌우닝 교수가 이 책(총서)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다음의 두 가지 흐름이 책의 전체를 관통한다. 1) 서양의 눈에 비친 중국의 역사. 2) (중국인이 최초로 쓴) 서양의 중국사 비판. 현재는 국내에서 두 권(키타이의 전설, 대중화제국)만 번역 출간되었지만, 중국의 형상 : 서방의 학설과 전설 총서는 8권이다. 그 중에서 키타이의 전설, 대중화제국, 세기의 중국풍, 용의 환상13세기에서 20세기까지 서방의 시대별로 다른 주제의 중국 현상을 논하고 있고, 아편전쟁, 역사의 난파선, 유교 유토피아, 2 인류는 여러 시대를 관통하는 동일한 주제의 중국 형상을 논하고 있다.

 

 

특히 이 책 키타이의 전설?

 

마르코 폴로 시대 서방의 중국 형상이 주제이다. 그 시대는 중국 형상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현실 세계의 여행과 문헌 세계의 여행이란 두 측면에서 몽고의 세기에 서방의 중국 형상이 생성된 과정과 의의를 살펴보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의 여행에선 상인과 선교사들이 중국으로 왔다. 이것은 중국 - 서방교류사에서 시대의 획을 긋는 대사건이었다. 문헌 세계의 여행에선 중국 형상이 유럽으로 왔다. 이것은 유럽 문화사의 대사건이었다. 그들이 유럽 중세 말기라는 세속 문화의 배경 하에 만들어 낸 중국 형상은 부와 왕권의 상징이 되었고 자본주의 초기에 싹튼 세속 정신을 표현했다.

 

문헌은 하나의 거울이다. 이 거울 속에서 우리는 중국의 형상을 볼 수 있고 또한 서방 문화의 정신적 상징을 볼 수 있다.” 저자는 현실 세계와 문헌 세계의 여행 이 양자의 관계는 일종의 무의식의 은유 관계라고 표현한다. 서양인들이 중국의 광대한 영토, 풍부한 물산, 도처에 널린 부, 수많은 도시, 종횡으로 연결된 도로를 언급했을 때는 그들 자신이 느끼는 결핍감, 억압과 불만을 표출했고 나아가 자신의 욕망과 선망을 표출했다. 다른 문화와의 교류는 역사발전의 동력이다. 진실이건 허구이건, 전설이건 역사이건 키타이의 전설은 유럽인의 세계 관념을 바꾸었고 더 나아가 서방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최초의 동기와 영감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한다.

 

 

키타이?

 

카르피니의 몽고여행기와 루브룩의 동방여행기는 동방의 키타이에 관해 얼마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이 몽고의 세기에 쓰인 유럽의 문헌 가운데 나타나는 중국에 관한 최초의 전설이었다. 카르피니는 키타이의 종교는 기독교와 어느 정도 유사하고, 사람들의 성격은 온순하며 언어가 독특하고 각종 공예에 뛰어나다고 들었다. 루브룩은 이것보다는 많이 알고 있었다. 그는 키타이가 서방의 옛 전설에 나오는 비단의 나라 세레스라고 확인했다. 카르피니와 루브룩은 다른 세계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 관해 서방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역사까지도 발견했다고 할 수 있다. 비단과 비단의 나라 세레스에 관한 전설이 부활한 것이다.

 

 

키타이, 고대 비단의 나라

 

카르피니의 몽고여행기를 보면 키타이인은 모두 이교도이며, 자신만의 특수한 문자를 갖고 있으며, 신약구약도 갖추고 있는 것 같고 또한 은둔하는 수도자도 있고 교회와 같은 건물도 세워져 있어서 늘 그곳에서 기도한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성인이 있고 유일한 신을 섬기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받들고 영원한 생명을 믿는다. 그러나 세례는 행하지 않는다." 카르피니의 기록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카르피니의 글들은 몽고의 세기에 유럽의 문헌에 등장하는 중국에 관한 최초의 전설이 담겨있다는 점에 그 의의를 둔다.

 

 

키타이 그 후

 

키타이 형상이 유럽의 문예부흥에 미친 영향은 그 위대한 시대의 역사적 동력 가운데 하나였다. 저자는 이러한 점이 과소평가되거나 잊히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서방 문화 중심주의는 끊임없이 선택적 망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문예부흥 시대를 서방 고전문화의 영혼을 불러낸 마법으로만 기억할 뿐 동방의 해 뜨는 곳의 나라가 보여준 계몽적 역할을 잊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2~3년 사이 중국 관련 도서가 많이 출간되고 있다. 국내 저술, 번역서를 떠나서 부쩍 늘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독자를 의식한 도서들이 대부분이다. 팔릴 만한 책,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만한 책들 위주이다. 그런 면에서 중국의 형상총서들은 어느 정도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어쨌든 모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쓰인, 중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깊이 있는 좋은 책이 반갑다. 총서 전체 도서들(8)을 차근차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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