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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토피아 - 실리콘밸리에 만연한 성차별과 섹스 파티를 폭로하다
에밀리 창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평점 :
【 브로토피아 】 - 실리콘밸리에 만연한 성차별과 섹스 파티를 폭로하다
_에밀리 창 (지은이), 김정혜 (옮긴이) | 와이즈베리 | 2018-06-29
우선 이 책의 제목인 브로토피아(BROTOPIA)는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가? 브로토피아는 브로 문화(Bro culture)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다. ‘브로 문화’는 테크놀로지 산업과 실리콘밸리를 특징짓는 표현이다. 남성 우월주의와 남성 중심 문화를 지칭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남성들이 직접 만든 규칙으로 그들만이 지배층에 자리 잡고 있는 세상이다. 반면에 절대 소수인 여성들에게 실리콘밸리는 그야말로 매우 유독한 세상이다.
이 책의 지은이 에밀리 창은 블룸버그 TV에서 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실리콘밸리 내부자들과 두터운 인맥을 쌓게 되면서, 그들의 내면세계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추악한 뒷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쓰는 목적은 몇몇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동시에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기 위함이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여성은 어떻게 IT라는 경기장 바깥으로 밀려나 구경꾼 신세가 되었을까?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없을까?
책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성추행 스캔들이 정계와 언론계 못지않게 심각하다고 한다. ‘성희롱밸리’란 별명이 붙을 정도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장악하고 있는 일부 남성들이 주최하는 호화파티는 마약과 섹스로 뒤범벅된다. 파티주관자들은 의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을 두 배 더 많이 초대해서 ‘승률’을 남성에게 유리하게 조작한다.
변질된 ‘능력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끈다. 능력주의라는 단어는 마치 그들만의 리그인 생각이 든다. 능력주의를 뜻하는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라는 용어는 1958년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정치가인 마이클 영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다소 새로운 방법에 대한 저서를 통해 알려졌다. 지은이는 “만약 실리콘밸리가 진정한 능력주의 사회라면, 그리고 직무를 수행하는 각자의 진정한 기술과 실력에 따라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녀를 떠나 모든 구성원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능력주의 사회가 절대 아니다.” 지은이는 금수저들이 그 자리를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건 가버 기자는 〈애틀랜틱〉에 실린 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능력주의’의 핵심적인 가정은 사실상 평등이 미국 땅에서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등은 현실이라기보다는 환상이다.(...) 하나의 개념으로서 능력주의는 우리가 가진 가장 좋은 모습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우리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평등은 한국 땅에서도 환상이다.
지은이는 최근 한국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 #위드유 움직임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한국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한 이 책의 서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받는 불이익에 깊은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일어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단 없이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미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영원히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운동을 목도하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저 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터를 변화시키고, 수십 년간 정착된 제도적인 차별을 바꾸는 것이며, 기회가 균등하게 배분되고, 여성의 특별한 힘을 미래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사회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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