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 보이는 것은 횡성 시계이다.

각가의 횡성이 시간, 분, 초 를 나타낸다고 한다.

사진이 별로 안 이쁘게 나왔지만

실물을 보면 훨씬 더 이쁘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도 안봐서 모른다.

아무튼 시침, 분침, 초침이 아닌. 행성들이 가리키는 시간.

거 괜찮네. (다만 가격은 절대 괜찮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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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밋 2005-01-0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독특하군요. 근데, 저거 몇 시 몇 분 몇 초로 봐야 하나요? 헷갈려서리 -_-;;

플라시보 2005-01-0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로밋님. 저도 잘 모르겠어요. 흐흐. 대충 12시 25분 40초쯤이 아닐까요?

stella.K 2005-01-0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 있는 시곈가요? 정말 어떻게 봐야할런지 모르겠네. 독특해서 탐나기는 하는데...!

플라시보 2005-01-0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저거 가격이 20마넌 정도 하던데요... 수입품일껍니다 아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실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스튜디오 지브리사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하울은 애니메이션 최초로 2004 베니스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거기다 일본에서는 개봉 44일만에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까지 세웠다.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기는 하지만 1,000만 관객이라는 숫자는 그쪽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모양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래소년 코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모노노케 히메), 붉은 돼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등을 감독한 애니메이션 감독이며 그가 창립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외에도 반딧불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귀를 귀울이면 등의 일본 애니메이션 걸작들을 만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디즈니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것은 내용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우선 셀의 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셀이란 투명한 종이쯤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만화영화의 경우 매 장면마다 배경과 인물을 계속 그리는게 아니라 배경은 한번 그려놓고 그 위에 인물의 움직임을 셀에 그려서 합친다음 촬영을 하고 또 그 위에 움직이는 장면을 올려서 촬영을 한다. 디즈니사 같은 경우에는 쌩노가다로 불리울 만큼 인물들의 동작을 그린 셀 수가 많아서 물 흐르듯 부드러운 동작을 보여준다. 반면 일본같은 경우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시기가 경제적으로 그다지 풍요롭지가 않았기 때문에 셀 수가 디즈니에 비해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앉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동작이라고 할 경우 디즈니는 그 동작을 위해 10장을 그린다면 일본은 6장 정도를 그린다.) 그래서 인물들의 동작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셀 수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단점만 있는것은 아니다. 셀 수가 적으면 상당히 역동적이고 힘있게 느껴진다. 반면 셀 수가 많으면 동작이 부드럽기는 하지만 파워풀한 느낌은 적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부드러워서 마치 인물들이 느물거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디즈니보다는 일본쪽의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힘있는 애니메이션이 훨씬 좋다.

헛소리는 이쯤 하고 본격적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해 살펴보자. 이미 제목에서 어느정도 짐작했겠지만. 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얼마나 좋은 작품인지 혹은 재밌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꽃미남 하울이다. 알다시피 하울의 목소리 연기는 일본 최고의 꽃미남이자 그를 밴치마킹한 것이 우리나라의 원빈인 '기무라 타쿠야' 이다. (기무라 타쿠야는 얼마전 왕가위 감독의 2046에서도 나왔었는데 그때는 그의 외모가 그다지 돋보이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어떤가. 짐작이 가는가? 그렇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하울은 그 목소리 연기를 기무라 타쿠야가 해야 할 정도로 아주 잘 생겼다. 아니 잘생겼다는 표현 정도로는 부족할 정도이다. 오죽하면 그가 치는 대사 중에는 이런 대사도 있다.

'아름답지 않으면 존재할 의미가 없어'

아...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이 대사는 주인공 소피가 '외모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고 말했을때 하울이 날린 대사이다. 하울이 저 대사를 칠때 극장안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아으으으으으...' 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었다. 하울은 저 대사를 칠 만큼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울트라 캡숑 메머드 무량대수급 꽃미남이다. 주인공인 소피가 처음 등장할때 우연히 골목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하울. 이때부터 애새끼들을 제외한 모든 여성 관객들은 하울이 나올때마다 탄식을 내뱉었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보려고 했을때 이미 본 친구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어떠냐?' 하고 물었을때 그 친구는 딱 한마디만 했다. '하울이...잘생겨도 너무 잘생겼어' 그녀는 그말 이외에는 더 해 줄 말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옳았다. 나 역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나니 다른건 다 필요없고 그저 하울이 겁나게 잘생겼다는 것만 기억이 나니까 말이다. (나란 인간은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도 요정으로 나온 올랜드 블룸만 눈에 들어왔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주인공 치히로를 도와주었던 마법사 남자아이 (이름 기억안남) 도 꽤나 꽃미남이었는데 하울에서는 그정도 꽃미남이 발에 차이고 길에 널렸다는듯 왕실 마법사 설리먼의 시종으로, 센과 치히로에서의 마법사와 똑같이 생긴 마법사가 여러명 등장한다. 역시 하울이 얼마나 초절정 매력 만빵 꽃미남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센과 치히로에서 그나마 좀 생겼군 싶던 남자가 하울에서는 하인밖에 안되다니...)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치고는 가장 밍숭하다 싶을 만큼 큰 메세지는 없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보다 월등하게 화면이 아름답다. 소피가 하울을 만나서 처음으로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저것이 과연 만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거기다 건물이며 자연등을 표현하는데 들인 공은 실로 만만치 않다. 디즈니가 요즘 배경을 거의 컴퓨터로 조지고 있는 반면.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비록 셀 수는 적을지 몰라도 하나 하나 손으로 그린 섬세한 배경에 있어서는 월등하게 앞선다. 어디까지가 애니메이션이며 어디까지가 컴퓨터그래픽인지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끝까지 수공예를 고집하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고집 덕분에 우리는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아. 내용 얘기 한다고 해놓고 또 헛소리를 했다. 내용은. 소피라는 모자를 만드는, 별로 안이쁜 (이쁘지만 영화에서는 안이쁘다고 나온다.) 여자애가 어느날 마녀로 부터 할머니가 되어버리는 마법이 걸린다. 그 마법을 풀기 위해 하울이라는 마법사를 찾아가고 (하울은 다리가 달려서 움직이는 집. 즉 성에 살고있다.) 어찌어찌 해서 마법도 풀고 꽃미남 하울과 사랑도 맺게 된다는 내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보통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확실한 편이고 또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도 그 메세지가 강하게 남는게 특장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크게 그런 메세지가 없다. 어쩌면 있었는데 하울이 너무 잘 생겨서 기억이 안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간에 하울은 진짜 숨막히게 잘 생겼다. 조금 재수가 없는게, 머리카락 색이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 끝난듯 절망할때는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바뀐 머리색도 잘 어울렸다.) 그래도 잘생겼으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고나 할까? 이쁜 여자는 무슨짓을 해도 용서가 된다 라는 것은 남자만의 특권은 아닌 모양이다. 여자인 우리들도 잘생긴 남자는 어떤 재수없는 짓꺼리를 해도 다 용서가 되니 말이다.

음...위에 실로 거대한 기무라 타쿠야의 사진을 올리긴 했으나 마지막 보너스로 기무라 타쿠야의 사진을 한장 더 올리겠다.(맘 같아서는 시리즈로다 왕창 올리고 싶다.) 우리 배우 원빈과 상당히 닮기는 했는데 원빈이 좀 귀여운 이미지라면 기무라 타쿠야는 좀 더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나한테 둘 중 고르라고 한다면 어느쪽이건 괜찮으니 남는쪽을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라고 말하겠다. 아...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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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1-0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인 저로서도 목소리 정말 좋더이다; 하울을 보고 남은 것은 소피의 머리바뀜과 기무타쿠의 목소리 뿐;;

sooninara 2005-01-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윈빈하고 키무라상하고 둘다 좋아요^^

키무라는 툭툭 던지는듯한 말투가 너무 멋진데..제가 아이들때문에 더빙판을 보느라 ㅠ.ㅠ 키무라 목소리를 못 들었답니다. 다음에 비디오 나오면 빌려다 봐야지..

잘생긴 것들은 뭘해도 좋아라고 생각한게 아줌마가 되고난 후라니..전 어릴땐 미남보면 후천성 두드러기 증세가 있어서..음 저것들은 내것이 될리도 없고 잘난척하고..라는 선입견이 아주 강했는데 이젠 아줌마가 되서 구경하는 입장이 되니 잘생긴것들이 너무 좋아요..ㅎㅎ

paviana 2005-01-0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전 친구들로부터 선천성미남밝힘증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답니다..

어떤친구는 저한테 `넌 장동건이 살인을 해도 용서하자고 할거야,잘생겼으니까 ' 라고 했더라지요.. ㅋㅋ

기무라 사진 시리즈로 올려주세요...

이번주에는 꼭 이거보러 가야되는데...

정말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용서가 되지 않나요? ㅋㅋ

明卵 2005-01-0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정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하울이 제일 큰 점수를 따주었어요. '이쁘지만 영화에서는 안이쁘다고 나온다'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남은쪽을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니, 물론이지요! (푸하하하)

날개 2005-01-0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좋아! 라니... 너무너무 공감하는 바이옵니다..ㅎㅎ

플라시보 2005-01-0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1t님. 정말이지 남자가 봐도 기무라 타쿠야는 잘생기지 않았습니까? 거기다 그 박진감 넘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라니...일본 남자 배우들이 약간 투툭 내뱉듯 말하는 말투가 너무 좋아요. 어찌나 남성적인지...가서 그냥 팍 앵기고 싶다니깐요. 아하하하. (서른 되고 나더니 너무 뻔뻔해진거 아니냐?. 늙어도 곱게 늙자.)



sooninara님. 이런 애들 때문에 더빙판을 보셨군요. 나중에 비디오로 꼭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름답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저 대사를 칠때의 그 애절함과 뻔뻔함의 조화로움이란...아.... 그리고 전 미혼인데도 잘생긴 남자를 언제나 구경만 하는 입장인지라. 그들을 향한 제 검은 마음을 숨기지 않습니다. 우하하하.



paviana님. 선천성미남밝힘증이라. 흐흐. 부디 그 증상이 현실로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용서가 되고 말구요. 암요.^^ 그저 미소만 한번 씨익 날려준다면 용서 할애빈들 못하겠습니까.



명란님. 주인공 소피도 나름 이쁜데 (그 큰 눈망울을 보아요) 거기선 안이쁘게 나오고 심지어 외모지상주의자인 하울을 나무라기까지 하죠. 내가 보기엔 거기선 이쁘답시고 나오는 소피의 동생보다 소피가 훨 낫더만... 후훗. 그리고 원빈과 기무라 타쿠야중 누굴 고를래 라고 말하는건. 생을 유지할래? 아님 살아갈래? 라고 묻는것과 똑같지요.^^



날개님. 호호.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탄트 2005-01-06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하울이 처음 나왔을 때, 껌뻑 넘어갔더랬죠. 와! 잘생겼다!라고 옆자리 동생 찔러가며... ㅋㅋㅋ 나이 먹으니, 점점 젊고 잘생긴 사람에게 끌리는 마음 이해 되더이다. 특히, "조금 재수가 없는게, 머리카락 색이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 끝난듯 절망할때는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바뀐 머리색도 잘 어울렸다.) 그래도 잘생겼으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고나 할까?" 이 부분은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하하하

거닐기 2005-01-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정말 정답 같습니다.

▶◀소굼 2005-01-0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래 납치해서 한번씩 앵겨봅시다;; [제가 하면 변태 되겠지요_-;;;]

플레져 2005-01-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어떤 카페에서 보았는데, 기무라 타쿠야를 "김탁구" 로 부르더군요. 말 되죠? ㅎㅎ 플라시보님도 느끼셨구랴~~ 하울교 만들어보실래요? ^^;;

플라시보 2005-01-0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탄트님. 흐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면서 하울이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너무도 확실하고 완전하게 잘 생겨버린 하울. 영화를 다 까먹어도 잘 생긴 하울의 미소는 까먹지 못할듯 해요. 오죽하면 그 재수없는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겠어요. 하하.



거닐기님. 히힛. 저도 누가 저 영화 어떻냐고 물으면 '하울이 너무 잘생겼어' 라는 말 밖에 못할것 같아요.



sa1t님. 히히. 납치하시걸랑 저부터 주세요. (변태라고 안할테니 1순위로 꼭 저 주셔야 해요^^)



플레저님. 김탁구. 하하하하. 예전에 펫 메쓰니를 팽만식이라 부르던게 생각납니다. 진짜 하울교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까봐요. 대체 저렇게 너무 잘생겨버리니 영화를 보란 얘긴지 하울교를 만들란 얘긴지...흐흐.

작은위로 2005-01-0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하울의 성을 보고나오면서 친구와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하울을 나에게 대려다줘!' ^^;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하울보다는요, 소피가 더 좋았는데.. 할머니가 너무 귀여워서요. 큰눈으로 이리저리 마구마구 굴리면서, 하는 행동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물론, 하울같은 잘 생기고, 능력좋은(!),- 얼마나 좋아요, 순식간에 이사하는 능력이라니, 짐쌀 필요가 없잖아요!! -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으련만 생각하지만요...

플라시보 2005-01-0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을 보며님. 히히. 그럴까요?^^ (참고로 제 MSN 대화명은 하울을 내리소서 입니다. 후훗)



작은위로님. 어머 정말 그러네요. 내집 장만도 모자라서 순식간에 이사하는 실력까지 갖춘 꽃미남. 최고의 남자친구네요. 저도 물론 소피가 귀엽긴 하지만요 그래도 하울에게 끌리는 마음이 더 커요. 흐흐.

LAYLA 2005-01-0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방금 봤어요, 근데 주제가 '마음'이라고 저혼자 생각한건 또 뭐죠!! ㅋㅋ

하울에게 심장을 돌려주고나서 하울이'몸이 무거워,,,,,' 라고 하자 소피가 '마음은 무거운거야' 라고 말하는게 참 와닿았어요.

BRINY 2005-01-0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 보러 가요. 친구가 좀 더 일찍 시작하는 [샤크테일]을 볼까해서, 우겨서 [하울]로 예매했습니다^^ . 근데, 저게 애 둘 딸린 아빠의 모습인가요, 키무라? 딸들이 친구들의 부러움을 얼마나 받을꼬~

플라시보 2005-01-0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하하. 저는 어디까지나 웃자고 한 얘기였어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도 레골라스의 작태만 분석한 제가 이걸 보면서 뭘 더 했겠어요. 그저 하울의 꽃스런 외모에 반할 뿐^^



BRINY님. 샤크테일 봤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니모보다 못합니다. 키무라 타쿠야가 애가 둘이나 있나요? 몰랐어요. 아...진짜 그 딸들은 좋겠다. 하하^^

maverick 2005-01-0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실런지 모르지만 국산 꽃미남 빈이에 비하자면 키무라는 약간 딸립니다. 왜냐면 키무라의 코와 눈은 현대의학이 더해진 것이거든요 ^^ 재밌는 것은 플라시보님을 포함해서 리플다신 여성분들이 툭툭 던지는 말투에 매력을 느끼시는군요. 일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이 일관된 특징이라고 알고 있구요.. 오히려 그거에 대비해서 따뜻한 대사를 날려대는 욘사마의 겨울연가에 일본여성들은 다 뻑간거라던데.. 여성의 심리는 어렵기만 합니다 ^^;

플라시보 2005-01-0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빈도 제가 알기로는 현대의학의 힘을 빌린것으로 압니다만 (아니라면 원빈 팬들에게 밟혀 죽을라나? ^^) 기무라의 변신은 저도 익히 봤습니다만 가히 놀라운 지경이더군요. 흐흐. 약간 히바리없이 생긴 소년이 어느날 두둥하고.. 그 말투가 너무 좋아요. 일본 드라마의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게 말하는건 맞는것 같습니다. 근데 그 심드렁한 말투가 어찌나 좋은지...히히. (여자들이 보기엔 남자들 심리도 어렵답니다. 호호^^)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박성희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별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책이 있었다면 첫째는 돈 벌게 해준다는 책이었고 둘째가 바로 이런 책. 즉 처세술이었다. 짧은 생각에 책 하나 읽어서 돈 번다면 누가 돈을 못 벌것인가 했었고, 처세술 책을 읽어서 처신을 잘 할 수 있을것 같다면 누가 조직에서 밀려나고 인간관계를 잘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바뀌었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나 처세술을 다룬 책 한두권으로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단 하나라도 몰랐던 것을 건진다면 그걸로 가치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감히 책 한권으로 돈을 벌기를, 그리고 대단한 처세술을 배우길 바란다면 그거야 말로 억지일 것이다.

이 책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제목이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내가 아는 한 여자들은 잠제적으로 공주가 되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게 현실화 되는 순간은 결혼식장이다. 웨딩드레스에 면사포에 꽃에... 가만 보면 결혼하는 여자는 단 하루동안 공주가 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그리고 인정받고 보호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어림도 없다. 여자라서 미움받고 평가절하되며 공격의 대상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아직도 회사는 여자를 꼭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는 마음으로 뽑지 않는다. 그저 구색을 맞추려고 혹은 남자만 있으면 썰렁할까봐 등등의 이유로 크게 일이 많지 않고 언제든지 없앨 수 있는 직급에서만 여자를 뽑는다. (안그런 분야도 있지만 그건 상담원, 안내원등의 한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아무리 정신 못차리는 신입이라 해도 회사에서 공주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겠지만 아까 말한것 처럼 공주의 의미가 인정받고 사랑받고 보호받는 정도라고 볼때. 우리는 분명 회사에서 공주가 되길 바랬고 나 역시도 그랬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조직사회에서의 처세술이 존재한다. 그건 그만큼 조직사회에서 멀쩡히 살아남기가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허나 이 책이 반가운 것은 회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것이 아닌 회사를 다니는 여자들을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하니 다를바 없니 해도 세상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앉아서 오줌을 누는 존재들은 자기네들 보다 한참은 아래라고 생각한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현실이 그러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아직까지 사회생활에서는 분명 여자는 약자이다. 간혹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여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녀들을 다루는 매스컴의 기사를 한번 잘 보길 바란다. 그녀가 어떤 일을 하는가 보다 오늘 두르고 나온 스카프의 색이 야했다는둥. 메이컵이 진했다는둥의 소리만 해댄다. 남자 고위직에게 넥타이가 야했다는둥 구두가 너무 번쩍여서 눈아팠다는둥 하는거 봤는가. 아니다. 여자에게만 한다. 그렇다면 이런 공평치못한 세상에 여자로 태어났음을 한탄해야 할까? 뭐 잠깐은 할만 하다만 계속 한탄하고 앉았다고 될 일은 없다. 그 시간에 이런 책을. 그래 여자는 분명히 차별받고 있고 내가 그 차별을 앞장서서 타파할 그릇이 못된다면 일단은 그 조직에서 납짝 엎드려 살아남고 보자 라는 책을 읽는게 훨씬 낫다.    

나는 처음 직장인이 될때 무척 원대한 꿈을 꿨었다. 실력으로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체력도 남자 못지 않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회사는 나에게 실력이나 체력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난척하고 뻣뻣하고 말 잘 안듣는다고 재수없어 할 뿐이었다. 처음부터 나 따위의 실력이나 체력 같은건 관심도 없는데 나 혼자서 그걸 내 장점이라 생각하며 홀로 뿌듯해한 것이었다. 나에게 요구되는건 그런게 아니었다. 아침에 상냥한 미소로 커피를 타 주고 봄이면 알아서 화사하게 입어주고 회식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이걸 타이핑하는 지금도 저런 일을 생각하면 부들부들 떨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저게 현실이었다. 나는 여직원이라기 보다는 전문직 종사자였으나 내게 요구되는 것은 여직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니 보통 여직원들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불퉁했고 불만을 토로하고 사표를 쓰고싶어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견딜꺼 조금 더 영악하게 굴어서 편하게 견딜껄 싶다. 그리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게 이런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각 제목별로 너무도 짧은 예를 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책의 단원을 좀 줄이더라도 한가지 제목에 충실하게 여러가지 예를 들거나 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많은걸 다루려고 과욕을 부린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분명 배울점은 있다. 사회 초년생이건 나처럼 직장생활을 할만큼 한 여성이건 한번쯤은 읽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신랑감을 만나 결혼할때 까지만 회사를 다닐꺼에요. 한다면야 읽을 필요가 없겠지만 쫒겨나지 않고 내가 관두고 싶을때까지 일을 할 작정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여러가지 처세술들이 등장한다. 처세술은 별거 없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을 약간 다르게 보게 하는, 혹은 다르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처세술도 그대로만 하면 부장, 사장, 회장을 보장해주는 처세술은 없다. 여태까지 내가 진리라고 굳건하게 믿었던 것들이 때로는 아닐수도 있구나를 알게 하는것. 그게 이런 책의 존립이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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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01-05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을 평정하신 플라시보 공주님....만세!

플라시보 2005-01-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부리님. 어디 아프신가봐. 괜찮으세요?

sweetrain 2005-01-06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가 무섭고 회식이 무섭습니다. 하여간 고위직 인사가 깽판을 놔서...

한 사람 갈비뼈 나가서 회사 못 나오고 그거 말리다가 따귀도 맞고...

정말 심하게는 소주병으로 머리까지 맞았어도,

그 담날 아무일 없다는듯 나와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흐흐거리는

그 고위직 인사의 면상을 보며 저도 같이 나와 일을 할 때는...ㅡ.ㅡ

근데 더 놀라운건 저는 통장에 찍혀나온 79만6천2백원 월급에

헤헤 웃었고 오늘도 일을 하러 갈 거라는 사실입니다.ㅡ.ㅡ

플라시보 2005-01-0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 고생이 많으시군요. 그나저나 고위직 인사들. 인간성이 아주 이상한 인간들이네요. 갈비뼈가 나가고 따귀를 때리다니... 진짜 직원들이 만만한가봅니다. 생계를 위해 참을 뿐이지 바보라서 참는거 아닐텐데. 에휴 깝깝합니다. 밥줄을 쥐고 있는건 대단한 무기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코마개 2005-01-0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대학 졸업하고 첨 직장에를 들어갔는데 거기 회장이 '오제도' 였습니다. 그 인간이 누구냐..알만한 분은 다 아시겠지만 공안 검사에 이보다 더 나쁠수 없는 인간 유형에 전두환의 변호인임을 영광으로 아는...고문을 옹호하며, 때려잡자 빨갱이가 인생의 목표이신, 등등 하여간 그리하여 이틀만에 오제도가 싫어 때려치우고 나왔던 아주 배짱 좋던 시절이 있었죠. 아 그리워라, 그 배짱. 참고로 오제도 그 치는 얼마전에 밥 숟가락 놓았답니다.

플라시보 2005-01-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저도 소싯적에는 '에잇 너 아니면 내가 갈곳이 없더냐' 하며 호기롭게 직장을 때려 치우기도 했었습니다. 진짜 생각해보면 그때가 그리워요. 뭘 너무 많이 알아버린 지금. 그리고 먹고 사는게 절박한 문제 이기 이전에 본능이자 존재이유가 되어버린 지금은 감히 그러지 못할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해 2005-01-2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배짱 두둑할 시절인 직장생활 두 달 차입니다. 저 최근 진짜 "여기 아니면 내가 이 돈 받고 일 못할까봐"라며 사표를 던지려 했습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남녀 연봉차, 그리고 저에게 바라는 역할들...정말이지 저의 실력과 대찬 성격을 재수없어 하더이다. ㅡㅜ 그런데 님들이 그런 배짱이 그립다고 말씀하시는 건, 제 행동이 맞다는 건가요? 전 정말....넘 혼란스러워요.. 이런 때 플라시보님의 글은 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시네요. 저도 이 책 읽어봐야 겠습니다.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죠...

플라시보 2005-01-25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해님. 그립다는 것은. 이제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아예 시도조차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와봐야 별 회사 없다는것을 그리고 어딜가나 다 비슷하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래서 조금 거시기 하시더라도 일단 참을 수 있는데까진 참아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정말 직장구하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아예 옮길 직장을 정해놓지 않으신 다음에는 사표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내세요. (아이구 주제넘게 잔소리가 길었습니다.)

loverliver 2005-08-3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그런, 대찬성격의 회사생활 4년차인 여직원 입니다. -_-; 제가 홀로 뿌듯해 하고 있는 능력이란, 말그대로 저만 알고있는 능력이고 ,,, 년수가 늘어가도 이놈의 대찬 승질은 꺽어지지가 않아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데... 님 글덕에 이 책을 읽어봐야 할것 같군요.. ^ ^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메뉴얼
한동원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MBC에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곧 출시될 신작 비디오들을 미리 훑어줌으로써 비디오 대여 활성화에 앞장서는, 그러나 겉으로는 영화정보 제공의 탈을 쓰고 있는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을 일주일 내내 눈빠지게 기다렸었다. 이유는 딱 하나. 그 안에 있는 [결정적 장면]이라는 코너를 보기 (혹은 듣기) 위해서였다. 결정적 장면은 각종 영화에서 결정적인 장면들을 뽑아다가 소개를 하는 코너였는데,누가 생각해도 저 영화의 결정적 장면은 저거 다 싶은 부분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좀 엉뚱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결정적 장면이라고 우기곤 했었다. 그러나 그냥 엉뚱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우겼다면 하나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 코너가 그토록이나 웃겼던 이유는 웃기는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오히려 상당히 FM적인 보이스를 가지고 있는 성우 이철용씨가 택도 없이 오바스러우면서도 진지한 해설을 덧붙인 덕분이었다. 만약 결정적 장면에서 이철용씨가 아닌 목소리 자체에 코믹한 요소가 있는 성우가 했더라면 그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진지하게 웃겨버리는것. 그게 그 코너의 핵심이었다.

이 책은 그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결정적 장면 코너의 대본을 썼던 한동원씨가 쓴 책이다. 결정적 장면을 워낙에 재밌게 봐서인지 내 경우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목소리로 책이 읽혀지는게 아니라 성우 이철용의 목소리로 책이 읽혀져서 더더욱 웃겼다. 사실 책 제목이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메뉴얼 이지만 실제로 써 먹기 위한 대사 메뉴얼은 아니다. 결정적 장면이 진짜로 결정적 장면으로 이루어진 코너가 아니었듯이 말이다. 물론 어디가서 써 먹어도 괜찮을 만한 것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알다시피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실제로 한다고 생각해보라. (ex :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 등등) 잠시만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나는 말 주변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 말 주변을 한번 길러볼까?' 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책은 아니다. 그냥 순전히 재미로 읽을만한 책이다. 이미 결정적 장면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동원은 상당히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물론 그의 글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단점이야 말로 한동원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요소이다. 가끔가다 할말이 너무도 많은 나머지 길고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인간들을 보는데 그때마다 내가 발견한 건 두 가지의 오류들이었다. 첫째, 말이 너무 길어져서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까먹은 경우. 이 경우는 실컷 길게 말을 하긴 했는데 하다가 보니 자기도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어서 처음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을 하게 된다. 둘째는 처음 자기의 주장을 뒤에 가서 자기가 뒤집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도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처음 펼쳤던 주장 이후로 너무나 말을 많이 하다가 보니 자기가 주장한바를 까먹고, 심지어 까먹는것도 모자라서 지 주장을 지가 뒤 엎는 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읽어보니 한동원은 위 두가지 오류를 범할만큼 충분히 긴 문장을 쓰긴 했지만 내가 살펴본 한에서는 저 오류를 범한적이 없었다. 즉 수다스럽지만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또 어떤 결론을 내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해보면 알겠지만 이거 생각보다 어렵다.)

한동원의 글이 재밌는 것은 재치가 있다거나 코믹한 단어를 써서가 아니다. 그것은 장황함과 오바스러움에서 오는 재미이다. 장황과 오바를 빼면 남는게 없을 정도로 책의 8할은 그 두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밌지만 어느정도 읽다가 보면 조금 식상하는 면도 있다. 썼던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그놈이 그놈인 문구들도 자주 눈에 띈다. 허나 그런점들만 감안한다면 이 책은 확실하게 재미있다. 단 이 책을 읽고 정말로 말빨이 늘기를 기대한다거나 여기에 적힌 결정적 영화 대사들을 어디가서 써먹으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 책은 마치 어학교재처럼 좋은예와 나쁜 예. 거기다 응용법까지 적어 놓았지만 그것도 이 책이 가진 재미인 오바의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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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4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편안한 요리
제이미 올리버 지음, 오정미 옮김 / 삼성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나는 제이미 올리버가 누구인지도 몰랐었다. 그러다가 영국에서 유학한걸 티내지 못해 안달인 남자를 사귀게 되었고 그 남자 덕분에 제이미 올리버를 알게 되었다. 아직 케이블 티비에서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쑈를 방영하기 전이여서 그는 제이미 올리버의 네이키드 쉐프를 어디가서 CD로 다운받은 다음 자막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막까지 달고, 심지어는 제이미의 원서를 사서 번역까지 해 주었다. 누가 보면 제이미 올리버 본인이 아닐까 싶게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나는 제이미 올리버를 알게 되었고 요리 프로를 그저 재미로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제이미 올리버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영국에서 아주 유명한 스타급 요리사이다. 요리사라고는 하선정이나 한복려 선생처럼 조용조용한 말투에 설탕 두 큰술, 간장 한 큰술, 파 1,4cm어쩌고 하면서 조신한 요리프로를 진행하던 아주머니들 밖에는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만큼 그의 요리쑈는 파격적이다. 제이미 올리버는 요리를 하다가 재료가 땅에 떨어지면 그대로 주워서 후후 분 다음 다시 쓰고, 레몬즙이 필요하면 직접 손으로 꾹 눌러서 짠다. (실제로 그는 레몬즙짜는 기구를 선물로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시간만 나면 하얗게 표백한 행주로 도마를 훔치고 손을 씻고 닦고 하는 요리사들과 달리 제이미는 요리를 하면서 치운다거나 손을 닦는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의 요리는 스튜디오가 아닌 제이미의 집 부엌에서 진행되었고 스튜디오 부엌에서 이미 재료를 다 꺼내놓고 시작하는 여느 요리사들과 달리 제이미는 수시로 자기 집 냉장고와 찬장등을 열어서 재료들을 꺼내가면서 요리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요리사 옆에 서 있던 진행자가 완성된 요리를 한입 먹어보고 뻔한 표정으로 '정말 맛있네요' 를 외치며 끝나는 요리 프로들과 달리 제이미의 요리 프로는 진짜 제이미의 친구나 가족들이 등장해서 요리를 푸지게 먹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런점 때문인지 제이미 올리버는 순식간에 그야말로 스타급의 요리사가 되어버렸다. 영국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은 눈튀어나오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일 사람들이 줄을 선다. 그는 이제 비단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었다. 내 생각에는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가 기똥차게 맛있다기 보다는 바로 저런 쇼맨쉽 덕분에 유명해진게 아닌가 싶다. 요리를 요리에서 놀이로 만들어버린 제이미 올리버는 현재 세게에서 가장 잘 나가고 가장 유명한 요리사이다.

이렇게 유명한 제이미 올리버는 TV요리쑈 뿐 아니라 책도 여러권 냈다. 그리고 그의 책 중에 일부를 번역해서 낸 것이 바로 제이미 올리버의 편안한 요리라는 본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 그다지 큰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제목은 제이미 올리버의 편안한 요리 이건만 이건 절대 편할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재료가 너무 구하기 어려운것 투성이다. 제이미 올리버에게는 슈퍼에만 가면 (참 제이미가 요리쑈에서 늘 장보러 다니던 슈퍼는 명소가 되어버렸다.) 혹은 냉장고만 열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요리에 나오는 재료의 8할은 동양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이름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재료들이 대부분이다. 설사 물건너온 식재료들을 파는 상점을 뒤지고 뒤져서 찾아내어 어찌어찌 만든다고 하더라도 오븐이며 여러가지 요리를 위한 조리기구들이 또 만만치 않게 필요하다. 밥솥에 전자랜지, 가스랜지에 믹서기 하나쯤이 전부인 평범한 가정에서는 요리를 위해 한살림을 장만해야 할 지경이다. 그래서 제이미의 주장과는 달리 결코 간편하게 할 수 있지가 않다. 시간과 돈이 모자람없이 풍족한 사람들에게는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제이미는 구하기 힘들만한 재료 대신에 넣을만한 간편한 재료따위는 설명해 놓지 않고 있다. 서양권 혹은 제이미가 살고 있는 영국땅에서는 제이미의 요리가 쉽게 따라할 만한 요리인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나로써는 감히 엄두도 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책은 쑈 보다는 훨씬 재미가 없었다. 그가 그의 집 부엌에서 재료를 턱턱 꺼내어 요리쑈를 할때는 '우와 멋지다' 라고 했건만 막상 활자로된 그 이름도 어려운 재료들을 보자 그만 의욕상실에다 '저 재료가 대체 뭐람?' 하는 신경질까지 동반한다.

제이미 올리버의 광팬이라면 그의 요리책에 실린 글과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게 행복한지 모르겠지만 정말 만들어 먹기 위해서 요리책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다른 책을 알아보라고 말 하고 싶다.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가 요구하는 각종 허브들과 소스들과 동식물 재료를 다 구하러 다니다가 보면 앵겔지수가 100이 나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제이미 올리버를 꽤나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악평을 쓰는게 마음에 조금 걸리긴 하지만 요리책은 뭐니뭐니 해도 [요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책] 이라는 기본을 생각해 볼때 내 악평은 조금도 틀린말이 아님을, 이 책을 보면 너무도 분명하게 깨닳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들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은 작살나게 찐다. 뭣보다 제이미 올리버 그 자신과 그의 요리를 끊임없이 소비했을 그의 아내 줄스의 통통함은 이미 넘어선 몸매가 그 증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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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1-0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맞아요. 저두 제이머 올리버의 요리책엔 절대 점수를 주기가 힘드네요. 심지어 그가 말하는 재료들을 좀 쉽게 구할수 있는 곳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요리를 봐두 별루 먹음직스럽지도 않구, 일단 영국과 영국사람들을 싫어하는 저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두 플라시보님의 요리책에 대한 판단기준에 동의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플라시보 2005-01-0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제이미 올리버가 만드는 요리를 보면 간혹은 먹고싶을때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인 제가 먹기에는 너무 지나치게 고칼로리에 느끼할것 같다는 생각은 해요^^ 아무튼 저 책은 책을 소개하는 글에도 나와있지만 그냥 제이미의 팬들이 제이미가 쓴 책이니까 하고 읽는것 이외에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도움은 거의 받지 못할것 같습니다. 더구나 님처럼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분께도 별로 와닿지 않는다니 말입니다.^^

瑚璉 2005-01-02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료가 구하기 어렵다는 점은 확실합니다만 저는 이 책에서 소개된 아메리칸 팬케이크는 한 번 만들어 볼 생각인데요. 혹 맛있으면 말씀드리지요 (^.^).

플라시보 2005-01-0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팬케이크 만들어보고 괜찮으시면 저한테도 말씀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