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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500호 : 2017.04.15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나도 가방에 언제나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힘을 내서 세상을 살아가길 바래서이다.
작년 가을, 아직 최순실이 물 밖으로 나오기 전이었다. 가방에 노란 리본 달고 나와 정치성향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내 리본을 보지 못했고, 열심히 세월호를 욕했다. 난 화가 났고, 손이 떨렸다. 정말 조금만 더 했으면 어른이고 뭐고 소리 지를 뻔 했다. 후아.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들을 꼴통이라고 여긴 건. 어쨌든 한참 욕하다가 내 리본을 발견한 그 사람은 나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어? 노란 리본 달고 계시네요. 아까 얘기는 죄송합니다.˝
그렇게 노란 리본은 나를 구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고 싶어 달았는데... 내 리본을 보고 힘이 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