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김현정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내가 여자라는 사실이 싫거나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사회가 여자에게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찬 시선을 보낸다는 사실이 싫다. 예전에 비해 그런 편견들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자들은 사회적 소수다.

이 책을 보며 다시금 느꼈다. 서른 살 여자가 이제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나이인 스무살 여자에게 어떤 희망찬 이야기를 할까 기대를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계획을 세우며, 어떤 단계를 밟아 꿈을 이루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까... 이런 이야기들을 기대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들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다. 여전히 여자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전업주부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라며 월급도 받고 휴가도 있다는 한 서른 살 여자의 말. 자신의 삶은 자신이 선택하는 거라며 전업주부라는 자신의 직업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멋있었다. 여자라서 능력없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며 열심히 일하는 다른 서른 살 여자. 그녀는 일에 치이고 집안일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사원에 들러  그곳에서 마음을 다독이며 위안을 찾는다.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또 다른 서른 살 여자. 그녀는 여자가 직장에서 '평생' 있을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을 보고 자격증을 취득하여 전문인이 되었다. 그 밖에도 여러 명의 서른 살 여자들이 현재 자신의 삶과 자신의 스무살 적 삶을 털어놓으며 스무살 여자들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저렇게 살면 별로다 라고 이야기 한다.

그네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점은 사회에서 여자는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처음에 노력하여 그 편견을 이기고 나면 그제서야 비로소 그들은 한 인간으로서, 그 직업에 종사하는 동료로서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여성이라기 보다는 여자인데 좀 특별한 여자라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조금은 우습지 않은가. 게다가 이 책은 사회적 편견에 편승하여 그저 기다리지 마라, 주저앉지 마라, 노력해라....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길 요구하는 게 2/3이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은 조금 두루뭉술했다.

아직도 여자는 야망을 가지고 꿈을 이루려고 덤비지 않는걸까.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기를, 꿈을 가지고 노력하길 요구하는 이 책은 다시금 나를 허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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