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생화
김수민 지음 / 서울P&B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중국 청나라 순치제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다는 동악비 소연. 그러나 황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여 고통받았던 여인. 이 상황이 너무나 애틋하여 골라든 소설이었다. 하지만... 절절한 로맨스가 아닌 평이한 흐름에 제법 실망했다.

한족의 딸이지만, 만주족 위내대신 동악석의 딸로서 살아가던 소연은 어느 날 추잡스럽기로 유명한 양친왕에게 불미스런 일을 당한다. 그 일로 인해 소연은 마음에 조금씩 담아가던 단우교와의 연을 끊고 그와 혼인을 하게 된다. 소연의 불행이 시작되는 부분임에도 나는 그녀의 불행에 공감할 수 없었다.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느낌만 있을 뿐. 더군다나 순치제가 소연에게 사랑을 느끼는 부분과 소연이 단우교를 사모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밋밋하여 재미가 떨어졌다. 거기다 태후와 황후, 수녕이 라이벌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궁 내에서의 치열한 암투도, 가슴 저미는 오해도.. 없었다. 순간 순간 등장하는 적의 기습에 소연은 그냥 자기의 의지대로가 아닌 삶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다. 아무리 자신의 의지로 궁에 들어오지 않았다한들, 자신의 의지는 오직 단우교를 사랑한 것 뿐인들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사는 여주는 싫다. 치열하게 어떻게는 사랑을 이루려는 시도를 하던지, 아니면 아예 궁에서 권력을 잡으려고 하던지, 그렇게도 안된다면 자신을 절망에 빠트린 황제를 미워라도 하던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결론은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이고 어떻게 보면 비극이다. 순치제만 바보가 되었으니까. 지고의 자리에 있는 황제를 바보로 만들 정도의 담이 있었다면 보다 극적인 반전이나 치열한 삶을 살 수 있었을텐데,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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