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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화 - 단편
현지원 지음 / 청어람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대로국의 대들보인 한율. 그는 왕의 조카이자 뛰어난 군인이었다. 그는 권력에 관심이 없는 자유를 추구하는 무인이었다. 그런 그의 절친한 친우가 연나라 손에 죽었다. 그는 복수를 해야했다.
연의 마지막 공주 부용. 그녀는 버림받은 공주였다. 그녀를 낳다 죽어 버려 어머니라고는 머리카락도 못 보았고, 왕비를 목숨처럼 사랑했던 왕은 도저히 공주를 볼 수 없다 하여 그녀를 내팽개쳤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은 그녀를 보러 왔고, 며칠 뒤 낙마로 죽었다. 덕분에 왕위를 차지한 부용의 숙부는 매일 연회에 사냥에 방탕하여 나라는 엉망이 되었다. 여전히 부용은 뒷방 신세였다. 그러다 연은 대로국의 침입을 받는다.
한율의 노예가 되어 대로국으로 끌려가는 부용은 끝까지 공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는다. 언제 죽어도 상관없을 목숨이었으나, 그녀를 보필하던 유모나 궁녀들의 안위 때문에 겨우 살아 죽음보다 더 한 고통 속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맛보면서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한율에게 조금씩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쩌지 못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부용이었다.
주위의 여자들은 모두 자신을 경배하였다. 덕분에 여자들의 그런 시선에 익숙해 있던 한율은 자신을 벌레보다 못하게 쳐다보는 부용이 신선하면서도 언짢았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부용의 곁을 맴돌던 그는 심술도 부리고 오해도 하며 그녀를 쉼없이 괴롭혔다. 애도 아니고 사춘기 소년도 아닌, 한 나라의 당당한 대장군인 그가 한 여자를 상대로 심술을 부린다니 우습지 않은가.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들은 모두 이기적이다. 여자가 자기 자신만을 동경하고 사랑해주길 기대하면서 정작 그런 시선을 보내면 경멸하니 말이다.
뭐, 그럭저럭 읽었다. 가끔 아니다 싶을 때도 있었지만 제법 흡입력 있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읽고 난 뒤 한 번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대를 배경으로 한 로설도 대충 다 읽었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