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화
성유나 지음 / 영언문화사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나의 님이 주군을 선택했으니, 나는 칼을 버리고 뭐 님이 가는 길에 꽃이 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대뜸 읽었다. 선전만큼의 내용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 간의 어투가 영 거슬렸다. 조선시대면 그 시대다운 말투를 사용하던가, 어정쩡한 현대어와 섞여서 불편했고, 대화간에 '휴.., 에휴..'가 너무 많이 나왔으며, 끊고 이어지는 맥이 어설펐다. 대화간에 쉬어주는 맛도 있어야 하는데, 사연을 이야기하는데도 줄줄... 긴장이 확 풀려버린다.

내용은 다모와 비슷하다. 억울하게 반역으로 몰려 참수당한 양반가의 남매가 도망치다 헤어진다. 오라버니 일은 아버지의 친우의 집에서 몸을 숨기고 무예를 단련하며 살고 있고,  누이동생 월은 기억을 잃고 자객으로 살아간다. 기이한 인연으로 월은 흑화란 이름의 자객이 되어 자신의 정인에 목에  칼을 겨누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그 일로 자신의 과거가 밝혀진다. 거기다 정조의 등장. 가슴 아프지 않은가. 정조는 18년간의 통치 끝에 독살당했는데... 그 뒤 르네상스를 꿈꾸던 조선시대는 마지막 빛을 잃고 자멸하고 마는 것을... 그러니 정조의 든든한 방패막이였던 그들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기는 글렀지...

어찌 생각하면 내용은 참 가슴 아플 것도 같고, 재미있겠는데 그 내용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하는 데 따라 재미가 확 떨어져 버렸다. 책도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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