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작고 귀여운 야옹이가 한 마리 산다. 이름은 통통이. 법명은 통스님~ ^^;;

도둑 고양이였던 점복죽이 낳고는 죽어버려서 집에서 거둬키운지 벌써 5개월째. 어릴 때 영양섭취가 제대로 안 된 탓에 작다. 그리고 숫놈이다. 그래서인지... 맨날 나나 여동생, 엄마가 샤워하면 뽈 따라들어와서는 다 훔쳐보고 나간다. 요놈이....

얼마 전 혼자 신나게 뛰어다니다 발을 다쳐 퉁퉁 부어서 병원에 데려갔다. 동물병원 선생님은 나랑 친하다. 그간 화장시키러 간 고양이 5마리는 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녀석을 무척 이뻐하신다. 뭐, 원래 동물을 무지무지 좋아하시는 듯 하다.

이 병원 정말 잘 한다. 덕계 사시는 삼촌 두 분도 이 병원 다니신다. 1시간 걸려서 멍멍이들을 데리고 왔다가 1시간 걸려서 간다. 그래도 다른 데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단다.

그보다, 어쨌든 데리고 갔더니... 불임 수술을 시키는 게 좋겠단다. 요즘 도둑고양이가 워낙 많아서 정책적으로 도둑 고양이들 잡아다가 불임 수술 시술한 뒤 놓아주고 한다면서. 조금은 슬픈 듯이 이야기한다. 헉.. 난 손톱, 발톱도 안 깎아주는데... 지 맘대로 오르락내리락 하라고... 좀 슬퍼졌다.

하긴... 새끼를 낳는다 쳐도.. 그네들을 내가 다 키울수도 없고.. 통통이가 물고 들어오지는 않을테니까... 요즘 음식 쓰레기도 봉투가 아니라서 먹을 것도 없는데, 도둑 고양이들은 뭘 먹고 사나...  통통이는 워낙 작아서 교미하려고 달려들면 도리어 암컷한테 맞겠지... 그렇다고 종 있는 고양이도 아니고...

결국 며칠 고민한 끝에 불임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엄마랑 나랑 마음이 아파서 수술하기 전까지 계속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이야기하기로 했다. 미안하다고.. 어쩔 수 없다고... 만약 니가 교미하러 갔다가 집 못 찾으면 너 어쩔거냐고...  니 새끼 야옹이들 불쌍하지 않냐고...

정말 미안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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