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 타즈마할 2
존 쇼어스 지음, 정종옥 옮김 / 부엔리브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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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표현일테다. '영원한 사랑'.

 

하지만 영원으로 승화된 이 사랑이 눈 앞에 있는 것을 어찌할까. 하얀 대리석들이 빛을 받아 반짝이고, 늠름한 첨탑들이 곁을 지키며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것을.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영묘를 짓는다. 그 영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야했다. 그가 사랑한 아내처럼, 그리고 그의 사랑처럼. 그래서 그는 우스타드 이사를 찾아냈다. 거장이란 뜻을 가진 우스타드를 이름 앞에 달고 있는 이사는 그가 지은 건축물 만큼이나 멋지고 아량이 넓고 다정한 사내였다.

 

샤자한이 자신의 아내 뭄타즈마할을 영혼을 바쳐 사랑했다면, 이사는 그렇게 자하나라를 사랑했다. 영묘는 뭄타즈마할을 기리며 시작되었고, 황제와 황후의 딸인 자하나라를 사랑하는 이사의 무한한 사랑으로 완성됐다.

 

언제나 그렇듯, 시련이 닥쳐왔다. 아니 시련 속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야겠지. 마치 조관우의 '늪'처럼 그녀는 다른 사람의 아내였다. 콘다미르라는 저열한 인간이 총명하고 발랄한 그녀의 남편이었다. 돈을 사랑하는 콘다미르는 자하나라를 구박하고 멸시하고 무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 아우랑제브.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인간이었던 아우랑제브는 자신의 형과 조카를 참수하고, 아버지인 황제를 감금했으며 누나인 자하나라를 끝없이 괴롭혔다.

 

사랑이 꽃 피는 곳에 아픔과 고통이 없다면, 어쩌면 그 사랑이란 꽃은 금방 질 지도 모른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야 비로소 영원으로 피어나는 것일지도.

 

하지만, 굳이 사랑이 영원해야 하는걸까. 죽은 이를 위해 거대한 영묘를 짓는 것이 과연 사랑을 표현하는 대단한 방법이었던 걸까. 그들의 믿음대로라면 그들은 천국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있을텐데 지상에서의 무덤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일까. 자하나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요란스레 영묘를 지어 그를 추억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 사이에 있었던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미소 지을 뿐. 그것 역시 사랑을 기리는 아름다운 방법이었다.

 

해가 뜨고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밤이슬이 내린다. 그리고 다시 해가 뜬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겠는가. 삶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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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한다면
이 사랑은 언제까지나 마음속에서 '영원'하리라 느껴요.
무덤이나 목걸이나 반지나...
뭐 이런 것 하나도 없더라도 말이지요.

꼬마요정 2014-02-13 15:54   좋아요 0 | URL
네.. 역시 온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에 안 보여도 영원한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