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혼
이진현 지음 / 신영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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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십제연맹의 연교는 목지국 최강의 정예군 백가군의 장군 백하와 정략적으로 혼인했다. 목지국에 반기를 들고 싸우다 열세에 몰린 십제연맹은 그들 중 가장 아름다운 소녀인 그녀를 백하에게 보냈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붉은 피와 고통에 들뜬 신음 소리 뿐이라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백하는 잘생긴 청년이었다. 그는 십제연맹의 여자와 혼인한다는 사실이 내심 못마땅했으나, 충성을 맹세한 왕의 결정에 반발할 수는 없었다. 연교는 백하에게 시집을 왔고, 백하는 그녀의 얼굴조차 몰랐다. 2년이 지난 어느 날, 백하는 휘엉청 밝은 달 아래 고운 한숨을 흘리는 여인을 보았다. 성길고 거친 옷을 입고 피로에 지친 그녀의 모습에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 그는 그녀를 안는다. 매일같이 그녀를 찾아 자신의 품으로 이끌던 그는 그녀를 자신의 첩실로 들일 생각까지 했다. 그녀가 더 이상 힘든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은 곧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는 자신이 들인, 잊고 있던 아내 연교였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백하는 오해를 하게 되고, 연교는 상처받았다. 그런 식으로 오해를 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다시 오해를 하는 동안 연교는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교는 다소곳한 마음으로 백하를 기다렸다. 도대체 왜?

물론 고대니까,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시대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자가 너무 얌전하다. 인내의 미덕도 나름이지, 연교가 애써 싸우고 쟁취하는 건 없다. 단지 진심으로 대하는 것 뿐. 그게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변명도 없고, 자존심도 없다. 백하가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는 걸 보면서도 묵묵히 있다. 그러다가 한 번, 자신의 아이가 정략적으로 희생될까, 천대받을까 두려워하여 그에게 맹세를 시킨 것. 그것만이 그녀가 자신의 의지로 꿋꿋하게 싸운 일이었다. 진심은 통한다고 하지만, 너무 인내와 굴종만 요구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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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3-0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나왔을 당시의 평가가 딱 그거였습니다..
시대가 그러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겠지만, 여주인공이 넘 수동적이라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재미있게 읽었었습니다..^^*

꼬마요정 2005-03-07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야 있었죠~~ 다만 읽고 나니 여주의 반응이 좀.. 걸렸거든요~ 하지만 백하는 멋진 남자에요~ 부인을 위해 그런 맹세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