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이되다 > 4명의 아내 < 부처님 말씀 >
안녕하세요. 뜻하지 않게 부처님의 무재칠시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 제가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 하나 더 올립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하여...
예전 어느 회식자리에서 한 교수님이 자신은 사후생을 믿지 않으신다고 하시더군요. 왜냐하면 (아주 단순한 이유로) 사후생을 믿었다가 죽고나서 없다면 실망이 클 것이고 , 사후생을 믿지 않았다가 정말 있다면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셈이니까 좋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그렇게 생각한다고요...물론 농담처럼 하신 말씀입니다만... 그때 교수님께 참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아마도 아래 이야기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명의 아내 >
4명의 아내를 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첫째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 아내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城)과도 같습니다.
셋째 아내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 아내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실망한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이 이야기는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합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말합니다.
육체가 곧 나(자신)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城)과 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오직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善과 德을 쌓으며 걸어 다니던 밝고 환한 길이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