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하나 달 두 개

      숲 하나 달 두 개

      - 유하






      그러나 난 노래할 것이다 물오리나무와
      달개비꽃, 날아가는 저 노랑할미새 --
      그 온갖 살아 있는 움직임,
      황홀한 순간의 운동성에 대하여


      탱자꽃 피고 은하수는 폭발한다
      거미는 말의 식욕을 풀어
      나비의 관능을 사로잡고
      휘파람새 날아올라 우주의 조롱 밖에서
      내 노래를 조종한다


      저, 올빼미의 눈
      숲 하나, 달 두 개


      오, 바람은 이름을 얻지 못하는
      들풀들의 흐느낌이 되어 주고
      그 흐느낌은 내 모든 세포들을 이끌어
      저 들판에 풀씨처럼 춤추게 한다


      자귀여, 불귀여,
      꿀벌의 등을 타고 나는 돌아갈 것이다
      세상의 온갖 향기 붐비는 혀의 광장,
      시가 꼴리는 꽃의 음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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