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가

        - 김혜순




        죽은 어머니가 내게 와서
        신발 좀 빌어 달라 그러며는요
        신발을 벗었드랬죠


        죽은 어머니가 내게와서
        부축해다오 발이 없어서 그러며는요
        두 발을 벗었드랬죠


        죽은 어머니가 내게 와서
        빌어 달라 빌어 달라 그러며는요
        가슴까지 벗었드랬죠


        하늘에 산이 뜨고 길이 뜨고요
        아무도 없는 곳에
        둥그런 달이 두 개 뜨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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