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여신의 결혼


원시시대에 모권제 사회가 실제했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인류 최초의 사회는 대개 모계제 사회였을 거라는 가설은 거의 정설로 인정되고 있다. 모계제 사회의 흔적은 아직까지 부족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소수민족에 대한 연구에서뿐 아니라 고대 여신의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헤라, 아프로디테, 테티스, 여와, 희화 등은 원래 창조주로서의 신격을 갖춘 위대한 여신으로서 세상을 열었으며, 다른 신들과 인류의 시조를 낳거나 만들어냈다. 또한 인간과 동물, 곡식의 생산과 풍요를 관장함으로써,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가장 높이 숭배받는 여신이었다.

하지만 일부일처제와 부계제가 일반화되면서 그 자체로서 완전한 어머니신은 차츰 퇴색되어진다. 이제 고대 여신들은 자신의 동생이나 자식과 결혼하여 위대한 남신의 아내가 된다.

헤라는 남동생 제우스와 결혼해 남편의 바람기에 안절부절하는 질투심많은 여신이 되고, 여와는 복희의 여동생으로 둔갑하여 결혼하며, 태양신 희화는 제준의 아내가 되어 신격마저 상실한다. 또한 제우스의 고모뻘이 되는 위대한 아프로디테와 테티스는 제우스의 반강제로 각각 절름발이신과 인간영웅과 결혼함으로써 헤라보다 못한 존재로까지 끌어내려진다.

하지만 아내신이 된 여신의 처지는 오히려 낫다. 서왕모는 황제의 행궁의 복숭아밭지기로 전락하고, 아테네와 아르테미스는 노처녀 히스테리의 대명사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