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전(田禹治傳)                   -  미 상 -

 

 줄거리   

 

조선 초 송경(송도)의 숭인문 안에 전우치라는 신묘한 재주를 가진 선비가 있었다. 자신의 자취를 잘 감추는 특기를 가진 자였다. 이 때, 남방에는 해적들이 횡행하는 데다 흉년이 계속되어 비참했다. 전우치는 공중으로부터 조정에 나타나, 하늘에서 태화궁을 지으려 황금 들보를 하나씩 구하니 만들어 달라고 하여 이를 가지고 가 빈민을 구제한다. 뒷날 속임을 당한 국왕이 대노하여 전우치를 엄벌하려고 전국에다 체포령을 내렸다. 전우치는 자기를 잡으러 온 포도청 병사들을 도술로써 물리친다. 그러나 국왕의 명을 어길 수 없어 병 속에 들어가 국왕 앞에 나타나니 전우치를 죽이려고 여러 방법을 썼으나 실패했다. 그리하여 정중히 나타나면 죄를 사하고 벼슬을 주겠다고 했으나 전우치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우치는 주로 구름을 타고 사방으로 다니며 더욱 어진 일을 행하였다. 가다가 억울한 사람마다 그 소원을 풀어 주고 원한도 풀어 주었다. 어느 날은 한자경이란 자가 부친상을 당하여 장사 지낼 여력이 없고, 노모를 봉양할 길이 없어 슬피 우는지라. 전우치가 족자 하나를 주고 잘 사용하라 했건만, 그가 너무 욕심을 내어 화를 당하였다.

뒤늦게 조정에 들어가 선전관이 된 전우치는 자기를 얕보는 사람은 도술로써 곯려 주었다. 함경도 가달산 도적의 괴수 엄준을 잡아오니 왕이 크게 기뻐하기도 하였다. 이때 서호지방의 역모들을 잡아다가 문초하니 전우치를 시기하는 간신들이 그들을 매수하여 거짓으로 전우치의 음모라고 하게 하였다. 왕이 격노하여 전우치를 극형에 처하라고 했다. 전우치는 소원을 말해 왕 앞에서 그린 그림의 말을 타고 도망해 버렸다.

도망쳐 나온 전우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족자 속의 미인을 불러 술과 안주를 가지고 오게 해서 재생들을 대접하기도 했다. 그 중에 족자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 고가로 팔았는데, 그는 그 족자를 가지고 재미를 보려다가 도리어 봉변을 당하였다.

전우치는 서화담이 도학이 높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그는 화담의 도술에 걸려 곤욕을 당하고는 화담의 제자가 되었다. 이후 그는 태백산으로 들어가 계속 선도를 닦았다.

  감상 및 해설  

 

작자 연대 미상의 조선조 국문소설이다. 실재 인물인 전우치에게서 취한 것으로 의협심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전우치는 조선시대 실재했던 인물로서 전라도 담양 사람이었다고 한다. 지방에서 선비로 행세하다가 나중에 고려의 도읍지인 송도에 가서 숨어 버렸다는 설이 있다. <전우치전>은 그의 생애를 소재로 하여 쓴 전기체 소설이다.

실재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쓴 소설이긴 하나 그의 도술 행각을 그린 내용은 다분히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작자는 당시의 부패한 정치와 당쟁을 풍자하여 그것을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영합시키기 위하여 불가피했는지도 모른다. 그 내용이 <홍길동전>의 내용과 매우 흡사한 데가 있어, <홍길동전>과 동일 작자가 아닌가 하는 견해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전우치는 의협심을 발휘하여 지방정치의 부패성을 시정하고, 양민의 곤궁한 생활을 구제코자 종횡무진으로 활동한다. 물론 도술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시비가 없지 않으나, 다분히 사회혁명 사상을 고취시키려고 쓴 것이 분명하다. 내용에 있어서 연대와 인물의 등장에 약간의 통일성을 잃고 있으나, 전우치의 신묘한 도술과 통쾌무비한 거사는 작자의 상상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한가지, 문장의 졸렬함을 지적할 수 있는데 어떤 곳은 소설의 줄거리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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