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춤

 - 곽재구

첫눈이 오기 전에
추억의 창문을 손질해야겠다.
지난 계절 쌓인 허무와 슬픔
먼지처럼 훌훌 털어내고
삐걱이는 창틀 가장자리에
기다림의 새 못을 쳐야겠다.
무의미하게 드리워진
낡은 커튼을 걷어내고
영하의 칼바람에도 스러지지 않는
작은 호롱불 하나 밝혀두어야겠다.
그리고… 차갑고도 빛나는 겨울의 춤을 익혀야겠다.
바라보면 세상은 아름다운 곳
뜨거운 사랑과 노동과 혁명과 감동이
함께 어울려 새 세상의 진보를 꿈꾸는 곳
끌어안으면 겨울은 오히려 따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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