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때 노래방에 가면 열심히 부르던 노래였다.
장혜진씨가 부른 '아름다운 날들'
노랫말보단 음이 좋아서 흥얼거리게되던 노래였는데, 어려워서 부담스러운 자리에서는 부르지 못했다. 난 소심하니까.
오늘 길을 걷다가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길 잃은 작은 아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걸까.
- 멜로디라고 썼다가 우리말로 뭘까 찾아봤더니 가락이란다.
2.
오래도록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도 있는 사람을 현실로 불러들인 게 잘 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지난 주 금요일에 6년 전에 연락이 끊겼던, 한 때 참 가깝게 지내던 분과 만났다.
6년 전에 핸드폰 연락처가 삭제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하여 연락이 끊겼는데, 올 봄에 우연히 학교에서 만났다. 경영대학원에 다니고 계시던 것. 그 땐 급한 상황이라 인사만 하고 헤어졌는데, 제대로 인사드릴 겸 해서 원우회에 전화해서 연락처를 물어 약속을 잡았다.
점심은 광안리 바다가 바로 보이는 일식집에서 배가 터져도 아랑곳않고 나오는 음식들을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계속해서 나오는 음식들 때문에 어지럽다가 마지막에 나온 주요리인 밥과 매운탕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딱 두 숟가락.. 그게 나의 한계였다.
후식으로 나온 커피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아메리카노 따위의 그런 원두커피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믹스커피를 다 녹여서 줬더라면 좋았을걸.. 하하.
그 일식집은 참 좋았다. 두 사람이 밥 먹기 적당한 공간에, 바다가 보이는 큰 창과 비가 와서 해무 가득한 광안대교까지... 그런 운치라니.
심지어 나는 얻어먹는 쪽이었단 거!!!
3.
하나씩 천천히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렵다.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할 걸 그랬나 후회하기도 하고, 이걸 해도 되나 하는 두려움도 있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세웠던 계획들을 많은 부분 수정하게 됐다. 다시 고민에 빠진다. 추진력이 좀 덜하겠지만 그래도 다시 하면 되니까. 생각만 하다가는 안 될 거 같아서 무언가라도 해야겠다. 잠깐, 근데 뭘하지? 그것도 생각해야하나??
글을 쓰면서 방금 뭔가 하나를 했다. 자, 던졌으니 뭐라도 날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