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

翩翩黃鳥 (편편황조) 여              훨훨 나는 꾀꼬리는
雌雄相依 (자웅상의) 로다           암수 다정히 노니는데
念我之獨 (염아지독) 이여          외로울사 이내 몸은
誰其與歸 (수기여귀) 리오.         뉘와 함께 돌아가리.
      
                                                                            - <삼국사기> -

 [ 배경 설화 ]

 대략 기원전 1세기 경, 동명왕의 뒤를 이어 고구려 제2대 왕이 된 유리왕은 송씨를 왕비로 맞았으나 왕비는 1년

후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은 두 여자를 계비(繼妃)로 맞이하였는데, 우리나라 골천 사람의 딸 화희와 한나라 사

람의 딸인 치희였다.  이 두 여인은 왕의 사랑을 두고 서로 다투어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왕은 하는 수 없이 양곡

의 동서에 두 궁전을 지어 따로 살 게 하였다.

 

어느날 왕이 기산(箕山)으로 사냥을 나가 이레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두 여자가 심하게 다투게 되

었다. 이때 화희가 치희를 꾸짖어 말하기를, "너는 한나라의 천한 계집의 몸으로 어찌 이렇게 무례히 구느냐?"

고 하니, 치희는 부끄럽고 분하여 제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왕이 돌아와 이 말을 듣고 곧 말을 달려 쫓아 갔

으나, 치희는 노여워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왕은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있었는데, 때마침 쌍쌍이 노

니는 꾀꼬리를 보고 왕이 느낀 바 있어, 황조가로서 외로움을 읊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