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오스(오로라)와 티토누스 
 

새벽의 여신 에오스(오로라)는 그 언니인 달의 여신(다이아나)과 같이 인간에 대한 연정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었다. 그녀가 가장 총애한 것은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의 아들 티토누스였다. 그녀는 그를 납치해 오자, 제우스를 설복하여 영원한 생명을 그에게 주도록 하였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잊었기 때문에 그가 얼마 후에는 점점 늙어 가는 것을 보자 그녀는 대단히 마음 아파하였다. 그가 백발이 되었을 때, 그녀는 그와의 교제를 끊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궁전 일대를 소유하였다. 그는 신의 음식을 먹었고 하늘의 옷을 입고 있었다. 드디어 그가 수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그를 방 안에 유폐하였는데, 그의 힘없는 소리가 종종 들려 왔다 그녀는 마침내 그를 메뚜기가 되게 하였다.
 

  멤논은 에오스(오로라)와 티토누스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이디오피아인의 왕으로서 동쪽 끝의 오케아노스 해안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트로이전쟁 때에는 아버지의 친족을 도우려고 군대를 이끌고 왔다. 프리아모스왕(트로이의 왕으로 티토누스의 형제)은 그를 정중히 맞아들였고, 또 그가 오케아노스 해안의 경이스러운 일들을 이야기하자, 프리아모스는 감탄하면서 경청하였다.
  

트로이에 도착한 다음날 멤논은 쉬고 있기가 싫어 바로 그의 군대를 이끌고 싸움터로 나갔다. 네스토르의 용감한 아들인 안틸로코스는 그의 손에 죽임을 당하였고 그리이스인들은 패주하였다.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나타나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로부터 아킬레우스와 에오스(오로라)의 아들 사이에 오랜 격전이 시작되었다. 마침내 승리는 아킬레우스에게로 돌아가고, 멤논은 전사하고 트로이군은 패주하였다.
   

 하늘의 거처로부터 아들의 위험을 걱정하면서 바라보고 있던 에오스(오로라)는 그가 넘어지는 것을 보자, 그의 형제인 바람의 신들에게 명하여 그의 시체를 파플라고니아의 아이세포스 강가로 운반토록 하였다. 저녁이 되자, 에오스(오로라)는 시간의 여신들과 플레이아데스들을 데리고 와서 죽은 아들을 보고 통곡하였다. 밤의 여신도 그녀의 슬픔에 동정하여 구름으로 하늘을 덮었다. 천지만물은 모두 새벽의 여신의 아들을 애도하였다. 이디오피아인들은 님프들의 숲속에 있는 강가에 그의 묘를 세웠다. 그리고 제우스는 그의 시체를 화장하는 나무더미의 불똥과 재를 새로 변하게 하였다. 새들은 양편으로 갈라져 화장에 쓸 나무더미 위에서 서로 싸워 마침내 불길 속에 떨어졌다. 매년 그가 죽은 날이 오면, 새들은 다시 돌아와서 간은 방법으로 그의 장례를 거행한다. 에오스(오로라)는 아들을 잃은 것을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어 지금도 눈물을 홀리고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풀 위에 내린 이슬의 형태로 그녀의 눈물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멤논의 이야기에는 고대 신화 속의 많은 이상한 이야기와는 달리 그 기념할 만한 것이 오늘날에도 약간 남아 있다. 이집트의 나일 강변에는 두개의 거대한 상이 서 있으면, 그 하나가 멤논의 상이라 일러지고 있다. 고대 작가들의 기록에 의하면, 아침해의 최초의 빛이 이 상(像)에 닿으면 상 속에서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는 하아프의 현을 탈 때의 소리와 흡사하다고 씌어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그 상이 이러한 고대의 작가들이 전하는 상과 과연 동일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다. (오늘날 이것은 아메노피스 3세의 상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또 그 이상한 소리에 대해서는 더욱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소리를 지금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현대적인 증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이 큰 바위로 된 상 속에 들어 있는 공기가 그 틈새라든가 동혈에서 빠져나갈 때 내는 소리가 이러한 이야기에 어떤 근거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전해지고 있다. 가장 권위 있는 여행가 가드너 윌킨슨 경(영국의 이집트 학자)은 이 상 자체를 조사한 결과 속이 비어 있음을 발견하고, '상의 무릎 근처의 돌을 두드리면 (이 상은 앉은 자세로 있다고 한다) 금속성의 소리가 나기 때문에 그것이 처음부터 상의 신비적인 힘을 믿고 있는 관광객을 속이는 데 아직까지 이용 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

   소리를 내는 멤논의 상은 시인들이 즐겨 인유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 다아윈은 (식물원) 속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성스러운 태양신이 멤논의 신전을 방문하자
      자동적으로 울리는 협화음이 아침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에 답하여 아폴로의 동쪽 빛이 그곳의 리라에 닿자
      리라는 소리를 내었고, 모든 현을 떨게 했다.
      그리고 계단도 그것에 맞추어 부드러운 소리를 길게 늘였고,
      신성한 반향이 숭상하는 찬가를 불렀다.
                                              (제1권 제1편 제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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