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와 신화(金蛙 神話)
옛날, 송화강 유역에 부여라고 하는 나라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곳은 땅이 기름지고 따뜻한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그들은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늘 태평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이처럼 살기 좋은 나라를 거느린 부여왕 해부루에게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그것은 슬하에 자식이 없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를 먹어 갈수록 걱정이 더해 갔다. 그는 아들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왕과 왕비는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아들을 하나 얻게 해달라고 천지 신명에게 빌었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해부루는 여느 때처럼 기도를 하고 대궐로 돌아오는 길에 곤연이라는 연못에 이르렀다. 이 때 왕이 타고 가던 말이 연못 옆에 있는 바위 앞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게다가 말은 눈물까지 흘리며 슬피 우는 것이었다. 해부루는 퍽 기이한 생각이 들어서 신하들에게 그 바위를 치우도록 했다. 그랬더니 바위 밑에서 누런 황금빛이 찬연하게 빛났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그 빛이 너무 눈이 부셔서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바위 밑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바위 밑에는 온 몸이 금빛으로 빛나는 개구리 형상의 아기가 빙그레 웃고 있었다.
해부루는 몹시 기뻤다.
"이제야말로 하늘이 나에게 귀한 아들을 주었구나."
이렇게 생각한 해부루왕은 그 아이를 안고 대궐로 돌아왔다. 그는 아이가 개구리 모양으로 생긴데다 금빛을 발하므로 이름을 금와(金蛙)라고 지었다. 금와는 해부루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무럭무럭 자랐다. 해부루왕은 금와를 태자로 삼았다.
해부루에게는 아란불(阿蘭弗)이라는 어진 재상이 있었다. 어느 날 밤에 그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것은 천제가 꿈 속에 나타났던 것이다.
"지금 이 땅은 장차 나의 자손이 나라를 세울 땅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 곳을 떠나 동해의 가섭원이란 곳으로 가거라. 그곳은 땅이 매우 기름지며 오곡이 풍성한 곳이니라. 너희들은 그 곳에 가서 나라를 세우도록 하여라."
천제는 아란불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꿈에서 깨어난 아란불은 이튿날 아침 대궐에 들어가 임금에게 아뢰었다. 해부루왕은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꼈다. 그는 곧 아란불의 말대로 도읍을 가섭원으로 옮기고 그곳에 새 나라를 세우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라고 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늙은 해부루왕이 죽고 태자로 있던 금와가 왕위에 올랐다. 금와는 해부루가 낳지 않았지만 하늘이 내린 인물이기 때문에 나라를 잘 다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