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의 원한

 


이와 비슷한 설화는 우리나라 각 지방에서 전해온다. '장화홍련전'과도 밀접하다. 중국에는 '해랑전설'이라 하여 이런 유의 전설이 많다.
   그런 것을 보면 '아랑의 원한'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추측된다. 이런 유형의 설화로 가장 유명한 것은 밀양 영남루에 얽힌 전설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또 강릉의 해랑사에 얽힌 이야기도 있는데, 이 설화를 원용하여 변형시킨 소설로는 정한숙의 '해랑사의 경사'라는 소설이 있다.
   강원도에 해랑당이라는 사당이 있는데, 시집 못가고 죽은 처녀를 제사하는 곳이다. 이 해랑과 다른 죽은 총각과 혼인을 시킨다. 아들의 혼백을 장가보낸 과부 어머니는 그날 밤 어떤 홀애비와 또 다른 인연을 맺는다는 줄거리이다.
   우리가 유념할 것은 동일 인물명을 사용한 박종화의 '아랑의 정조'라는 소설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아랑의 성은 윤(尹), 이름은 정옥(貞玉)이었으며, 그는 부친이 영남(嶺南) 밀양태수(密陽太守)로 부임하였을 때에 수행하여 밀양에 갔다. 그 고을 통인(通引- 관리명)과 그의 유모 음모에 빠져서 아랑은 어떤 날 밤 영남루의 밤 경치를 보러 갔다가 통인 주기에게 욕을 당하였다.그것은 아랑이 달 구경을 하고 영남루 위에 있을 때, 별안간 유모는 없어지고 기둥 뒤에 숨어있던 주기가 뛰어 나와서 아랑에게 연모의 정을 말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아랑은 그것을 거절하였다. 주기는 아랑을 죽여 강가 대숲 속에 던져 버렸다. 다음 날 태수는 여러 조사를 하여 보았으나 아랑을 찾지 못하고 마침내는 자기 딸이 야간 도주한 것이라 믿고 양반 가문에 그런 불상사가 일어난 이상 근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여 벼슬을 하직하고 한양 본가로 갔다. 

그 뒤로 신관 사또가 부임할 때마다 그 날 밤에 처녀귀신이 나타나서 신관은 비명횡사하고 만다. 이때문에 밀양태수를 원하는 사람이 없어 지원자를 구하게 되었는데 이 상사(上舍- 지난날, 생원이나 진사를 가리키던 말)라는 사람이 지원하여 그 날 밤에 촛불을 키고 독서를 하고 있을 때 별안간 머리를 풀어 헤치고 목에 칼을 꽂은 처녀가 나타났다. 
그 처녀는 다름이 아닌 아랑이었다.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원한을 갚아 달라고 나타났으나 모두들 이야기도 듣지 않고 놀라 급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아랑은 모든 이야기를 한 후 내일아침 나비가 되어 자기를 죽인 관노의 갓에 앉겠다는 말을 끝으로 하직인사를 한 후 사라졌다. 이튿날 부사는 관속들을 모두 모이도록 명했다. 흰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관노의 갓위에 앉는 것이었다. 부사는 형방을 불러 그 관노를 묶어 앞에 않히도록 한 후 주기를 다스렸다. 극구 부인하던 주기도 곤장에는 어쩔수 없는 모양인지 아랑을 죽이고 영남루앞 대숲에 던진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곳에는 아랑의 시체가 원한에 맺혀 썩지않고 그대로 있었다. 주기를 죽여 아랑의 원수를 갚아 주고 난 후부터는 아랑의 원혼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고을도 태평해졌다. 그 후 아랑의 시체가 있던 자리에 비를 세우고 그 옆에 사당을 지었는데 지금도 아랑의 높은 정절을 추모하기 위해 해마다 음력 4月 16日 제관을 뽑아 원혼을 달래며 제향을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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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7-1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저자가 아이에게 귀신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으로, 오늘 읽고 있는 중인데, 거기에도 아랑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원귀 이야기의 원형이라고...  장화홍련전도 비슷한 원귀 이야기라는 글도 있는데.. 비슷한 글을 보게 되서 댓글 답니다~


꼬마요정 2004-07-14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재미있겠는데요~^^ 여름이라 공포스러운 이야기에 솔깃~하답니다.^^

아영엄마 2004-07-14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다지 공포스럽지는 않습니다.. 귀신 이야기에 깃든 사연을 학문적으로 풀이하는 부분들도 있거든요. 아동문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꼬마요정 2004-07-1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그래도 재미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