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잉크냄새 > 신화, 역사로의 전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으로 신화는 천지창조, 생명의 기원, 죽음과 윤회, 천국과 지옥, 자연과 초자연등에 대한 이야기로 인식되어 진다. 물론 신화라는 단어적인 의미의 정의는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건국신화는 단군신화의 환인과 환웅, 주몽신화의 황천과 하백등 신과의 연관성이 일부 수록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명백히 초기 국가의 건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화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성에 대한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건국신화를 한국 역사의 1막 1장으로 인정함에 있어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 국가의 건국에 관한 역사가 신화적인 요소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문자로 정착되기 이전의 수백년을 구전으로 전해지며 조금씩 변형을 일으켜 사실 자체가 신비화 되어버리는 경우와 후세들의 필요성, 특히 왕통의 정통성과 지배세력의 특권을 부여하고자 의도적으로 행해진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한국 민족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홀대받는 특수성을 지니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건국신화의 신화적인 요소를 한겹씩 벗겨내며 신화적인 시간과 장소와 인물을 역사속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조선의 단군신화, 부여의 동명신화, 고구려의 주몽신화, 백제의 온조설화 (백제의 건국신화만이 설화라 칭하여지는 것은 일찍 문자로 정착되어 신화적인 요소를 거의 찾아볼수가 없다), 신라의 혁거세신화, 가락국의 수로신화등 초기 국가 성립의 건국신화에서 시조의 탄생, 건국 세력, 건국 시기, 정치 체제, 성장 과정, 왕실 세력과 지배층 세력등의 역사적인 자료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건국신화의 역사로의 전환, 그것은 비단 학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사의 뿌리를, 정체성을 찾는 일인 것이다. 대체로 연극에서 1막 1장이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한다. 역사 또한 1막 1장인 건국신화의 올바른 인식이 현재와 후손의 역사의 방향과 미래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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