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1 -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 먹는다
사마천 지음, 김진연 옮김 / 서해문집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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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는 한나라 시대 사마천의 역작이자 아버지 대부터 이어내려 온 사마집안의 숙명의 산물이다. 사마천은 '이릉의 화'로 인해 궁형을 당한 역사가인데, 선비로서는 치욕적인 궁형-'거시기'가 잘리는 형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완성시키고자 했던 책이 바로 이 사기이다. 그런 만큼 한 인간의 절절한 염원과 사명이 진솔하게 묻어나온다. 

사기는 중국 최초의 기전체 사서이며 가급적이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서술하지 않으려는 실증주의적 사관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또한 본기 12권, 열전 70권, 표 10권, 서 8권, 세가 30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서해문집에서 나온 사기는 총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인 토사구팽은 주제에 맞게 본기, 열전, 세가 등 뒤섞여 있다.  처음에 삼황오제로부터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읊는다. 기록이 많이 남지 않은 탓인지, 일종의 신화적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인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바로 하왕조로 넘어간다. 하나라를 지나 은나라, 그리고 주나라를 거쳐 서주와 춘추전국시대, 진나라까지 이야기 한 뒤 한나라의 건국부터 자신의 출생까지 서술한다. 그리고 나서는 것이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주제에 걸맞은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배경은 주로 춘추전국시대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유명인사들이다. 관포지교나 와신상담, 경국지색, 포락지형, 원교근공의 계책 등 유명한 고사성어들도 등장한다.  저 주제는 참모들은 역할이 끝나면 숙청됨을 의미하는데, 말 그대로 참모들의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다. 오자서나 범여, 손빈, 상앙, 장의, 굴원 등 유명한 모사들, 병법가들이 자신들의 삶을 풍미하고, 매희, 달기, 포사, 하희 등은 미인계로 주군의 뜻을 달성시켜 준다. 

2인자는 1인자가 뜻을 이루고 나면 성가시고 불안한 존재가 되기 마련이다. 일찌감치 권력을 포기하고 낙향하거나, 아니면 음모에 휘말려 1인자에게 죽음을 당하거나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 어떤 이는 1인자를 욕하거나 매몰차다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권력이란 가진 자에게 더 큰 권력을 요구하여 남이 가진 작은 권력마저 탐내게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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