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파이스토스(Hephaistos)


  '낮을 빛내는 사람'이란 뜻.
화산(火山)의 신이자 대장장이 신으로 로마신화의 불칸(Vulcan)에 해당하며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이다.
올림푸스의 명공(名工)인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태어난 추남에 절름발이 아들(또 다른 설로는 제우스가 혼자 아테나를 낳은 데 화가 난 헤라가 혼자 낳은 두 아들 중 하나, 또 한명은 아레스)로 신들의 무기와 신들의 궁전 등 모두 그가 만들었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헤파이스토스는 태어나면서부터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이에 협오를 느낀 그의 모친 헤라는 그를 천상에서 내던졌다. 일설에 의하면 제우스와 헤라가 부부싸움을 하였을 때 헤파이스토스가 그의 모친편을 들었으므로 제우스가 그를 차버렸다고도 한다. 그가 절름발이인 것도 천상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하루종일 추락하다가 바다에 떨어졌다(혹은 렘노스 섬에 떨어져서, 그 섬은 헤파이스토스의 성지(聖地)가 되었다고 함).

다행히도 오케아노스(대양)의 딸인 테티스와 에우리노가 그를 바다에서 구해내 양자로 삼고, 해저동굴에서 9년 동안 양육하며서 대장간 기술을 가르쳤다. 헤파이스토스는 열심히 기술을 갈고 닦아 귀금속으로 정교하고 찬란한 브로치를 만들어 자기를 키워준 테티스에게 선물로 주었다.
후일 헤라가 탐이 날만큼 훌륭한 브로치를 단 테티스를 보고, 자초지종을 들은 헤라는 곧 헤파이스토스를 올림푸스로 다시 불러들였다.

올림포스로 귀환한 헤파이스토스는 대규모 대장간을 차리고 외눈의 거인인 퀴클롭스들을 기술자로 부리며 무수한 물건들을 제작했다. 프로메테우스를 묶은 쇠사슬, 제우스의 번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화살 등도 모두 그의 작품이었다.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를 만든 것도 그였다. 그는 또한 영웅 아킬레스와 아이네이아스의 갑옷과 무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헤파이스토스는 뛰어난 예술가이기도 했는데 각지에 널려 있는 고대의 여러 신들의 신전과 신상들이 그의 작품들이다.


 대장간에 들른 헤파이스토스
이렇게 추남에 절름발이인 헤파이스토스에게도 아내가 있었는데 바로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였다. 처음부터 서로 좋아해서 한 결혼이 아니라 헤파이스토스의 기술과 발명품이 필요했던 제우스의 명령에 의해서 이루어진 결혼인지라 순탄할리가 없었다. 성애(性愛)의 여신이기도 한 그녀는 남편을 저버리고 전쟁의 신 아레스와 밀회를 즐겼다. 밀회 현장을 차마 눈뜨고 내려다볼 수 없었던 태양신 헬리오스가 두 사람의 은밀한 정사를 헤파이스토스에게 알렸기 때문에, 헤파이스토스는 렘노스섬의 숭배자를 찾아간다고 속여 올림푸스에 있지 않은 것처럼 했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함께 잠자리에 들었을때 그 위에 미리 장치해 놓았던 큰 그물이 떨어져 벌거벗은 두 신을 덮어 씌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은 헤파이스토스는 올림푸스의 신들을 모두 키프로스의 자기집으로 끌고 왔다. 두 신은 신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포세이돈이 중재에 나서서 아레스는 사과와 벌금을 물기로 하고, 아프로디테는 키프로스의 샘물에 몸을 씻고, 다시 숫처녀의 몸이 되어 일은 일단 수습되었다.

한편, 헤파이스토스도 바람이라고도 할 수 없는 추태를 부린 이야기가 있다.
트로이 전쟁때 헤파이스토스를 찾아온 포세이돈은 무기를 만들어 달라고 곧 아테나가 올 것인데 실은 오래전 부터 아테나가 헤파이스토스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수 찾아올 것이라며 잘해보라는 말을 하였다. 평소에 자신도 아테나를 좋아하였던 순진한 헤파이스토스는 그말을 사실로 알아듣고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 먹었다.

대장간에 나타난 아테나는 무기의 제작을 청했다.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을 하며 쾌히 승락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테나는 헤파이스토스의 등 뒤에서 쇠붙이를 다루는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일에 열중하고 있던 헤파이스토스가 갑자기 돌아서며 아테나를 덮쳐 안았다. 기겁을 하며 놀란 아테나는 몸을 뒤틀었다. 이때 헤파이스토스는 그만 아테나의 넓적다리에 사정(射精)을 해 버리고 말았다. 아테나는 재빨리 올리브잎으로 이것을 닦아 버렸다. 그런데 이 정액은 공교롭게도 땅에 떨어져 애매한 대지의 여신에게 수태를 시키고 말았다. 억울하게 남의 아이를 낳은 대지의 여신은 노발대발하며 이 아이를 못 기르겠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아테나가 맡아 기르게 되었다. 아테나는 반은 사람, 반은 뱀의 꼬리를 가진 이 아이를 자식으로 삼았다. 그리고 에릭토니오스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후일 에릭토니오스는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미술 작품에서의 헤파이스토스는 대개 중년의 나이에 턱수염이 난 남자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이따금씩 더 젊고 수염 없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대개 짧고 소매가 없는 겉옷을 입었고 헝클어진 머리 위에 둥글고 꼭 맞는 모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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