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혼자 영화 보러 갔다.
오투시네마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표를 사고 잠시 노닥거리다가 탐앤탐스에서 바닐라라떼를 샀다. 혼자 영화를 보려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느샌가 혼자 영화 보는 게 익숙해졌나보다. 바닐라라떼 하나면 영화 보면서 배고프지는 않겠지. 탐앤탐스에 앉아 영화 시작 시간까지 시간 때우기를 한다. 볼 영화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제임스 맥어보이 때문에 보러 온 영화. 이 나이가 되니 영화 보는 것도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보고 싶은 영화 미적거리다가는 극장에서 내려버리니까. 왠지 말랑말랑한 기분이다. 시간대가 시간대다 보니 영화관엔 사람이 별로 없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많다. 자세히 보니 혼자 온 사람들은 모두 여자다. 나까지.
2.
엑스맨을 보면서, 이런 의문이 떠나질 않는다.
"인간은 왜 싸우는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이런 것들이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가."
영화는 실제 사건 - 냉전시대 때 러시아가 쿠바에 미사일 기지 설치하려던-에 돌연변이가 끼어든다.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우정이 좋았다.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누군가 나를 그렇게 이해해준다면 가는 방향은 달라도 소중한 우정으로 간직할텐데..
3.
음모자는 왜 상영하는 데가 이렇게 없는가. 트랜스포머 3에 밀려서 서면까지 가야하나.. 심지어 부산에서는 디지털 뿐이다. 이런..
4.
오랜만에 미시사, 문화사 관련 책들을 훑었다. 다 까먹었다. 안타깝다.
한 때는 이 책들을 공부할 거라고 잔뜩 흥분했는데, 이제 기억나는 거라고는 망탈리테나 아날학파.. 띄엄띄엄... 구멍 송송 난 치즈처럼 말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5.
어톤먼트.. 키이라 나이틀리와 제임스 맥어보이의 가슴 아픈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 돌아와.. 내게 돌아와줘.. 주문 같은 그 말..
생각해보니, 제임스 맥어보이는 쟁쟁한 여배우들과 영화를 많이 찍었다. 앤 해서웨이, 안젤리나 졸리, 키이라 나이틀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