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검 2
김경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이울 하룸.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만큼 아름다운 음율을 자아내는 악사다. 물론 다른 직업도 갖고 있긴 하지만 일단 기예단을 이끄는 단장이면서 유명한 악사라고 알고 있자. 이스타니아의 라자인 라지드에게 생일 때문에 일정 기간 연주해 줄 의무를 지게 된 이울 하룸, 미아는 수도 아말파에 오자마자 노예 상인들에게 납치된다. 때마침 납치 사건을 조사하고 있던 라지드에 의해 구출되는데... 그들은 그렇게 만났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남자와 무거운 책임감이 짓누르는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할 맹약.  

마음 준 여자도 아니고 그저 정혼자에게 한 번 배신당했다고 여자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한 남자는 상처받은 적도 없으면서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한다. 하룻밤의 정사가 끝나고 나면 여자들은 죽지는 않지만 내쳐진다. 그녀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그래 니가 왕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남자는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란 감정 자체를 무시하기에, 그저 막연한 호기심이나 욕정 쯤으로 치부하고 만다. 그러면서 소중하게 대해야 할 애틋한 이에게 씻지 못할 오명을 안기기도 하고, 모욕을 주기도 한다. 결국 다 자기가 감당해야 할 잘못들인 것을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그런 바보 같고 오만한 남자를 상대하게 된 운 없는 여자는 사실 엄청난 여자다. 남자가 우월하다고 행세하는 시대에 남자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자. 검술도 뛰어난데다 한 부족의 족장이기까지 하다. 정치적으로도 계산이 뛰어나고 리더십과 카리스마까지 장난 아니다. 다만.. 남자를 모른다. 연애감정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이런 젠장... 

무슨 아프리카 사바나도 아니고, 정글도 아닌데 쫓고 쫓기는 달리기가 시작된다. 둘 다 필사적이다. 둘 다 서로를 마음에 품고서는 아닌 척 한다. 지들 마음을 지들이 모른다. 뭐하는 짓거들이냐. 차라리 그렇다면 미아가 라지드를 좀 더 애태우고 괴롭혔어야지. 너무 쉽게 마음을 줬다.  

릴라 차벨라... 신의 뜻대로.. 둘은 서로를 사랑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이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사랑한다면 끝까지 잡아야한다.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말처럼 가슴 아픈 말은 없다. 사랑하니까 함께해야지. 그 사랑이 없이도 살 수 있다면 미칠만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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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6-28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반가워요~ ㅎㅎ
<매의 검> 관심이 있었는데 구매할 기회가 없었어요.ㅜ.ㅜ
언젠가는 꼭 볼거라고 생각해요.ㅋㅋ

꼬마요정 2011-06-28 14:52   좋아요 0 | URL
꼭 보세요~^^ 정말 재밌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