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한국역사연구회 / 청년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라고 한다면 딱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고려의 건국부터 정치, 경제 이야기도 해야 할 것이고, 이 책의 1편에서 다루고 있는 사회, 문화 이야기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았다. 지금보다 생산력이 부족하고, 전쟁도 많이 겪었으며, 화려한 문명의 이기도 없었지만 발전을 이루며 살았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이 지금의 우리이다.

역사는 발전한다고 한다. 고려시대보다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가 훨씬 발전된 시대이다. 비약적인 생산력의 증가로 인해 곡물의 부족으로 굶주림에 허덕이지는 않는다. 각종 문명의 이기들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낸다. 고려 말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오기 전에는 베옷으로 겨울을 나던 고려인들에 비하면 아주 안락하고 풍족한 삶이다. 그러나 사람 사는 것은 같다. 고려시대에 일어났던 일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다. 각종 정치적 비리들과 세금 포탈, 종교의 부패와 국가에 대한 불신 등은 고려시대에만 일어났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연일 신문의 제 일면을 장식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고려시대의 사람들도 우리와 같이 살았으며,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우리의 조상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잘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즉, 이제까지 우리가 멀다고 느꼈던 고려의 역사는 실은 우리 안에 숨쉬고 있었고, 현 우리 사회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의 서문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란 말을 하고 있다. 격동하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의 뿌리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요즘 중국이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이 위치한 '집안'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북한이 고구려 고분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려고 하자 그것을 무산시켰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언제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루라도 빨리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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