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 왜
강만길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통념으로 굳어졌거나 혹은 까다로운 주제의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요즘 들어 식민 사관을 부정하고 우리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일이 많은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의도가 담긴 책이며, 그런 시도는 참으로 반갑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제 영웅주의를 강조해 온 식민사관이 구시대적이고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는 것을 안다.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모두 23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고구려의 평양 천도에서부터 박정희식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허구성까지 모두 우리가 익히 들어온 주제이거나 안다고 생각해 본 것들이며, '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등 흥미로운 주제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었다. 식민 사관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알고 있었던 게 많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고구려는 왜 멸망했을까? 우리는 단순히 고구려 내부의 분열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음모가 있었다. 일본의 동양사학자들은 한일합병을 조선 내부의 분열이 불러 온 필연적 결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고구려 멸망을 이용했다. 사실 고구려의 내부 분열은 외침의 연상선상에서 이해해야 했다. 중국의 주도면밀하고 교묘한 정책에 의해 고구려는 내부 분열을 일으켰고 결국 멸망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식민 사학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배자에 의해 잘못 인식된 역사를 바로 알리려는 글들이다. 박정희 시대를 다룬 글이나, 이승만 시대의 보도 연맹 학살 사건 등을 다룬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강자에 의해 은닉되어 온 역사, 왜곡되어 온 역사를 바로잡는데 큰 역할을 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글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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