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내 동생.. 

 

미모가 아주 출중하여 따르는 남정네들이 많았건만.. 그 잘난 남자들 가운데 선택한 것이... 

하필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오크 대장처럼 생긴 추남이었던 거다. 

그 넘은 내 동생 뒤를 쫓아다니며 온갖 선물 공세에 여념이 없었다. 

어떤 때는 40만원이 넘는 팔찌를 사와서 놀란 우리가 그 넘 조카 돌반지로 바꾸는 소동도 있었다. 

울 막내 (현재 고2) 작년 생일 때는 비싼 pmp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그 넘이 옷 하나 사주면 내 동생도 부담스러워서 옷 하나 사주고, pmp 받았을 때는 울 집에 불러서 고기 먹였다. 엄마는 받으면 안 된다고 돌려주자고 했지만 우리는 막내한테 준거라서 그러려니 넘겼는데.. 

2년 사귀고 올 초부터 영 사이가 안 좋다가 가을 초엽 드디어 헤어지자고 했다. 

헤어짐은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그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회사도 안 가고 울 집 밖에 진치고 있기도 했고. 밤에 와서 기다리기도 했다.
  

게다가 동생과 관련된 사람들 - 가족, 친구 등- 한테 찾아가서 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지랑 한 두번 밖에 본 적 없는 내 남자친구에게까지 가서 지랄을 떨었다.  

욕문자는 기본. 하루는 욕문자, 하루는 사랑해, 돌아와줘~ 이런 문자..  

소름이 돋을만큼 무서웠다. 

그런데 그 넘은 자기는 나쁜 사람 아닌데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댄다.  

 

이번 주는 더 가관.. 

울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번 주 금욜까지 지가 사 준 물건 다 보내라고.. 

어이가 없던 울 엄마 말씀이 

"니가 내한테 해 준게 뭐 있다고 나한테 달라고 하노. 끊어라. 어디서 어른한테 이런 짓 하노" 

그리고 전화 안 받으셨더니 또 문자질.. 

심지어 그 넘 엄마도 전화해서 

"울 착한 아들이 어쩌고~ 니가 헤어지자고 했지.. 어쩌고  니 선생 못 할줄 알아라~" 

선생 못 할 줄 알아라?  

나이 50 넘은 어른이 27살 짜리 자기 아들 옛 여친에게 한 말이다. 

결혼을 약속한 것도 아니고, 두 달 가까이 집 앞에 찾아와도 신고 한 번 안했거늘.. 

우리 가족 다 겁나게 해 놓고 뭐?  

술 먹고 내 동생 멱살 잡은 건 어쩔건데? 

거의 100kg 나가는 넘이 45kg 밖에 안 나가는 여자 멱살 잡는 게 착한 넘이 할 짓인가.. 

 

미친 스토커.. 그래놓고서는 그 넘과 그 넘 엄마는 물건 보내라고 한다. 

오늘 당장 보냈다. 친절하게 목록 주길래 봤더니.. 

그 동안 준 옷이랑 구두, 커플링까지는 이해한다. 

근데 막내한테 준 pmp와 운동화는 좀 아니지 않나.. 

 

개막장 드라마가 현실성있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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