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의 제국 2 - 완결
원정미 지음 / 마루&마야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내용이 아무리 뜨악스럽다고 해도 몰입할 수 있다면, 그래서 한숨에 다 읽어버릴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하지만 여주와 남주의 애정 자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읽는 내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이 책이 그러했다. 채현과 담덕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사랑해선 안 되지만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절절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서로의 신분 차이가 큰 데다 적국의 사람이다. 게다가 신물을 모시는 이는 함부로 사랑할 수 없다. 하지만 둘은 사랑한다. 그런데.. 그런데.. 전혀 애달픔이나 절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두 사람의 사랑이 엉망이니 책에 몰입이 안 되는 건 당연지사. 게다가 인연들이 완결지어지지 않는 듯한 느낌. 벌려놓은 일들을 다 마무리 짓지 않은 듯하고, 마고나 진무가 지나치게 역할이 축소된 듯 하다. 그리고 그토록 담덕에게 생명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채현이 아버지의 원수인 진무를 향한 부담스러운 증오나 주작의 힘으로 쓸어버린 많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도 부족하고.. 담덕, 즉 광개토대왕이 38세의 젊은 나이에 승천했다는 걸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면 도대체 뭘 희생했는지 알게 뭐람.

고대를 배경으로 하는 데 여주의 이름부터 이질스러웠다. 채현이라니.. 그런 현대식 이름은 좀... 차라리 재연이라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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