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향수를 뿌렸을 때 마치 꽃밭 한 가운데서 홍차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 주위를 감싸는 은은하고 진한 자스민향이 곧이어 장미향으로 바뀌면서 커피가 아닌 홍차를 마셔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장미향이 나는 향수는 왠지 싸구려 향 같아서 잘 쓰지 않았는데, 역시 불가리는 뭔가 다르다.
고급스럽고 우아하면서 그윽하게 깔리는 장미향이 여성스럽고 매혹적이다.
불가리의 특징인 파우더리하게 남는 잔향도 마음에 든다.
자기 일을 능숙하게 잘 처리하는 멋진 여자 같다가도 농밀한 유혹을 시도하는 육감적인 여자 같기도 한 매력적인 향수.
절제된 듯한 용기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느낌의 뚜껑(테스터는 뚜껑이 없어서 아쉽다)이 지적인 느낌을 주고, 파스텔톤의 주황색의 액체가 막 피어오르는 쟈스민의 향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