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 무삭제판 (dts 2disc) - 할인행사
펑 샤오강 감독, 유 게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다 본 다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다름아닌 황제의 동생 '리'였다.

황제인 형을 죽이고 사모하던 형수를 자기 아내로 삼은 뒤 조카인 황위 계승자를 죽이고자 한 파렴치한 말이다.

왜냐...

가장 일관성 있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황후였던 완(장쯔이)을 사랑해서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형을 죽이고 신하들의 반대에도 그녀를 아내로 맞았다. 나는 오로지 그 남자의 사랑에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패륜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완은 태자인 우 루안을 사랑한다. 그런데 우 루안의 아버지인 황제와 혼인했고, 대외적으로는 그의 어머니다. 어머니이지만 우 루안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리와 혼인한다. 그러나 그 결정을 우 루안은 비난하고,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왠 여인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완과 우 루안.. 아니, 우 루안.. 너는 완을 사랑한 게 맞니?

완 역시 우 루안을 살리고 싶었다기보다 권력이 좋았던 건 아니고?

황실 비극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지, 햄릿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지,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그런 3류 멜로를 찍고 싶었던 건가..

화려한 볼거리라면.. 우 루안이 암살 당할 것 같은 그 대나무 숲 장면이랑 경극 정도? 우 루안과 완의 마음을 나누는 검 대결 장면 정도?

이야기 거리가 별로라면 눈요기라도 제대로 하게 해 주던가...

뛰어난 풍광이나 화려한 검술, 어지러울 정도로 현란한 춤사위...는 안 나오고, 완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지닌 리만이 내 가슴에 남았다.

독이 든 술잔이라 하더라도 그대가 준 것을 어찌 받지 아니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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